[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내년 주요 고객사 애플의 올레드 패널 채용 확대에 사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TV용 대형 올레드 사업이 부진을 겪는 속에서도 IT용 올레드 사업의 투자를 뚝심 있게 진행했는데 내년부터 그 결실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내년 IT용 올레드에서 결실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20일 스마트폰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모바일 기기에서 올레드 패널을 채용한 제품과 제품별 패널 면적이 넓어지면서 LG디스플레이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2024년 가장 고급형인 아이패드 프로부터 시작해 2025년 아이패드 에어, 그 뒤로 아이패드 일반모델까지 올레드 패널 채용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올레드 업체들은 앞으로 3~4년 동안 외형성장의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모바일제품에 탑재하는 올레드 패널의 평균 면적을 키울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LG디스플레이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애플 전문가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애플이 내년에 아이패드 프로모델에만 적용되던 12.9인치 라인업을 아이패드 에어로도 확대하면서 전체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패널 평균 면적이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패드 에어의 디스플레이 면적이 커지면 올레드로 대체됐을때 LG디스플레이 같은 올레드 업체의 매출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패드뿐 아니라 아이폰의 디스플레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팁스터(IT정보유출자) 앤서니는 사회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를 통해 “(2024년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아이폰16 프로맥스는 6.86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며 “갤럭시S24 울트라(6.79인치)보다 더 클뿐 아니라 역대 가장 대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아이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호영 사장은 그동안 주력사업인 TV용 대형 올레드 디스플레이 사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IT용 올레드 패널 투자를 뚝심있게 진행해 왔는데 그 결실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애플의 태블릿인 아이패드. <애플>
LG디스플레이는 2022년과 2023년 중국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LCD패널 저가공세에 대형 올레드 패널 사업이 부진을 겪으면서 2년 연속 2조 원 넘는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정 사장은 2021년 3조3천억 원을 투입해 IT용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중소형 올레드 공장을 파주에서 증설하기로 결정했는데 실적 부진에도 2022년과 2023년 투자를 계획대로 이어왔다.
LG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이 2021년말 177%에서 2022년 말 298%로 높아지면서 투자여력이 감소했음에도 흔들림 없이 투자를 지속한 것이다.
특히 정 사장은 올해 3월 LG디스플레이의 최대주주인 LG전자에서 1조 원 규모의 자금을 빌리면서 IT용 올레드 투자를 지속하는 선택을 했다. LG디스플레이가 LG전자로부터 빌린 돈은 올레드 사업 경쟁력 강화 등에 쓰였다.
정 사장은 IT용 올레드로 사업다각화를 이뤄야 LG디스플레이가 생존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호영 사장은 8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 개막식 환영사에서 “지난해 IT 제품에서 올레드의 침투율은 수량 기준 2%에 머물렀는데 앞으로는 태블릿과 노트북, 게이밍 모니터 등으로 빠르게 확대하면서 향후 5년 안에 현재의 5배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비리서치도 'IT용 올레드 기술과 산업 동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태블릿과 노트북, 모니터용 올레드 출하량이 연평균 40%가량 성장해 2027년 3100만 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LG디스플레이는 정 사장의 뚝심으로 내년 IT용 올레드 생산능력을 크게 키워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주문량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의 계획대로 LG디스플레이의 파주 중소형 올레드 공장 생산라인이 증설되면 6세대 중소형 올레드 원장 기준 생산량이 올해 1분기 3만 장에서 내년 1분기 6만 장으로 두 배 커지게 된다. 이렇게 생산되는 중소형 올레드 원장은 주로 IT용 올레드와 스마트폰용 올레드로 쓰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IT올레드 신제품 양산 등 올레드 사업부 중심의 신규 모멘텀이 기대됨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재평가될 것”이라며 “모바일과 IT 등 모든 올레드 사업부들의 체질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