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의 시너지를 염두에 둔 합병 승부수가 결실을 맺을 지 금융권 시선이 모이고 있다.
임 회장이 2019년 출범 뒤 이어진 분업체계를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겨냥한 것인데
남기천 우리자산운용 대표가 수익성 회복 임무를 맡게 됐다는 시각이 나온다.
▲ 남기천 우리자산운용 대표가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의 합병에 따라 수익성 회복이라는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10월 이사회를 열고 우리자산운용을 존속법인으로 하는 우리글로벌자산운용과의 합병을 결의한다.
우리금융은 22일 내년 1월까지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 합병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우리금융은 관계자는 “합병이 완료되면 운용자산 39조, 시장순위 10위의 명실상부 종합자산운용사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며 “그룹 차원의 시너지 강화를 통해 빠르게 선도 자산운용사로 도약하겠다”고 설명했다.
합병을 이끈 요인 가운데 하나로는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의 역성장이 꼽힌다.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은 2019년 출범 이후 운용사잔과 순이익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운용자산(AUM)은 22일 금융투자협회 포털 기준 5조7265억 원이었다. 출범한 2019년 12월에 8조5천억 가량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퇴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수익성 관점에서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순손실을 내다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 다시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함께 출범한 우리자산운용은 같은 기간 승승장구하며 운용자산을 19조 가량에서 30조를 뛰어넘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 내 자산운용사가 서로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우리금융은 2019년 당시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은 우리자산운용이,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는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이 맡는 이원화 계획을 내놨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존속법인으로 남는 우리자산운용의
남기천 대표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남 대표가 우리금융의 자산운용사 대표 3명 가운데 가장 늦게 올해 3월에 임기를 시작한데다 금융권에서는 임 회장이 당시 자회사 대표이사 추천위원회에 남 대표를 직접 추천했다는 말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전통자산과 대체투자 모두에 조예가 깊어 그룹사 시너지를 추구하기에 적격인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대우증권에 입사해 런던현지법인장과 고유자산운용본부 상무 등을 거쳤고 대체투자본부도 이끌었다. 2016년에는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에 올라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우리금융 자회사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에는 3월 남 대표를 수장으로 추천하며 “특히 우리자산운용 대표에
남기천 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영입해 그룹 자산운용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진용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남 대표 영입은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우리자산운용은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수익으로 10.35% 증가한 67억1312만 원을 거뒀다.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2분기에는 순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올해 2분기에는 15억 원을 넘기는 순이익을 냈다.
우리금융은 현재로선 대표체제와 관련해 정해둔 게 없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1월에 합병하겠다는 사실을 미리 발표만 해 둔 것으로 사전준비 작업을 거칠 것이다”며 “아직까지는 대표체제와 관련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