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TV 판매 성장세가 정체되자 스마트TV 플랫폼을 강화해 콘텐츠와 광고서비스 매출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TV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TV 시장이 오랫동안 성장정체를 보이고 있는 데다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으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스마트TV 플랫폼을 통한 광고 시장은 커지고 있으며 하드웨어 판매처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콘텐츠 매출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TV 사업자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25일 전기전자업계에 따르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물량공세를 벌이던 중국 TV업체들이 프리미엄TV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며 글로벌 TV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위협이 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SCC가 발표한 2023년 2분기 글로벌 프리미엄 TV 출하량과 매출을 보면 중국 최대 TV기업인 TCL의 출하량과 매출은 2022년 2분기보다 각각 58%, 53%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TCL의 점유율도 8%에서 12%로 4%포인트 올랐다.
반면 삼섬전자의 점유율은 46%에서 44%로 2%포인트 하락했고 LG전자의 점유율은 24%에서 21%로 떨어졌다.
특히 올해 상반기 기준 80형 이상의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이 45%에 육박하며 대형 TV에서 독보적이었던 삼성전자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80형 이상 TV에서 삼성전자의 출하량 기준 상반기 점유율은 29.3%로 지난해 48.6%에서 2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게다가 글로벌 TV시장 자체도 2억 대 수준에서 성장이 정체되면서 삼성전자, LG전자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TV 출하량은 2020년 2억2535만 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2억452만 대로 줄어들고 있다. 올해도 2억 대 수준의 TV 출하량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해 TV산업 정체에 대응하고 수익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독자적인 스마트TV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LG전자는 웹OS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독자 스마트TV 운영체제는 각각 ‘삼성TV플러스’, ‘LG채널’이라는 '광고 기반의 무료스트리밍 TV서비스(FAST)’를 제공한다.
FAST는 기존 TV 방송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장점이 섞인 서비스 모델이다. 시청자는 구독료를 내지 않는 대신 광고를 시청하고 TV 판매업체는 스마트TV 플랫폼을 통해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구조다.
특히 FAST는 미국에서 각광받고 있다. 미국은 유료방송 요금이 한국보다 평균 7배 비싼 편인데 FAST를 이용하면 광고를 보는 것만으로 요금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으로 미국의 FAST 관련 광고 시장은 39억 달러(약 5조2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FAST 시장도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의 게빈 브릿지 연구원은 올해 8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 국제방송영상마켓 Bcww2023’에서 “한국 FAST 시장 규모가 2028년에는 8억7600만 달러(1조1700억 원)로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한국 콘텐츠는 미국 FAST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타이젠OS를 사용하는 TV는 약 2억5천만 대, LG전자 웹OS를 쓰는 TV는 2억 대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플랫폼 사업은 전 세계에 얼마나 더 많은 활성기기를 갖고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더 많은 TV에 각사의 스마트TV 운영체제를 탑재하기 위해 각국의 TV 제조사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9일 LG 스마트TV 이외에도 다른 TV브랜드와 제품군에도 웹OS를 공급해 2026년까지 웹OS를 장착한 TV를 3억 대로 늘리겠다는 구상을 발표하기도 했다.
스마트TV 플랫폼은 지속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장점이 있다.
TV 제품은 경제상황이나 소비자 수요에 따라 실적 변동 폭이 크지만 사용자들의 콘텐츠 시청에 따른 광고 수익은 꾸준히 들어오는 경향이 있다. 애플이 iOS 운영체제를 통해 서비스 매출을 내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셈이다.
애플은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과 같은 하드웨어 비중이 크지만 올해 2분기에는 서비스 매출 비중이 22%까지 올라왔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TV를 활용해 콘텐츠, 광고, 소비자 데이터 기반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데 삼성의 타이젠과 LG의 웹OS가 개방형 플랫폼으로 전환한 이후 경쟁력을 입증받고 있다”며 “플랫폼 사업은 하드웨어보다 수익성이 높고 활성 장치에 기반해 매출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
▲ LG전자의 스마트TV 운영체제(OS) 웹OS. < LG전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