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2023-09-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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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시너지를 활용해 업계 1위 수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시너지를 활용해 카드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려 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몇 년 사이 몸집을 키운 신한라이프와 긴밀한 협업이 점유율 수성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18일부터 신한라이프 치아보험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한카드와 신한라이프는 제휴를 맺고 최근 '신한라이프 더프라이드(The Pride) 복합상품'을 출시했다. 복합상품은 신한라이프의 'The Pride 신한참좋은치아보험PlusⅡ' 보험상품과 신한카드의 '신한라이프 The Pride' 카드상품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출시된 보험상품은 해당 카드를 갖고만 있어도 특약에 따라 할인을 받을 수 있어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카드를 통한 기존 보험료 할인혜택은 청구할인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보험 특약에 따른 할인은 상품 개발단계에서 협의를 마쳐야 하고 금융상품 약관에 조건이 명시되는 만큼 추후 변경이 어렵기도 하다.
전월실적이나 카드 결제와 같은 조건도 없다. 해당 상품 고객은 카드를 해지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특약 할인을 계속 받을 수 있다.
계열사라는 특별한 관계에 있는 신한카드와 신한라이프는 서로의 이해관계를 앞세우기보다 시너지에 집중해 이런 상품개발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상대적으로 긴 보험 상품의 수명을 이용해 고객 장기 유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라이프는 업계 최대 규모인 3천만 신한카드 회원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복합상품은 주요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시도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KB·하나) 상품공시실에 등록된 신용카드 상품 약관에 따르면 현재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할인을 제공하는 상품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가 이러한 방식을 시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의 경험이 있었을 것으로 파악된다.
문 사장은 이번 더프라이드 복합상품과 유사한 카드 출시를 지휘한 경험을 갖고 있다.
신한카드는 2014년 6월 신한생명(현 신한라이프) 보험상품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미래설계카드'를 내놨다. 계열보험사와 협업해 전월실적과 관계 없이 보험료를 할인해준다는 점에서 이번 '더프라이드 복합상품'이 겹쳐 보인다.
▲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오른쪽)과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이 더프라이드 복합상품 출시 행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한라이프>
문 사장은 2013년부터 신한카드 상품 연구개발(R&D)센터 부장을 맡아 '코드나인(Code9)'시리즈를 출시했는데 미래설계카드는 코드나인 시리즈의 세 번째 상품이다. 그는 LG카드를 거쳐 통합 신한카드에서 줄곧 일해 온 정통 '카드맨'으로 역대 사장 가운데 유일하게 신한카드 내부 출신이다.
문 사장은 경쟁사가 점유율 격차를 좁혀오는 상황에서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시너지를 다시 한 번 활용하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은 2021년 20.0%에서 2022년 19.6%로 줄어든 반면 현재 2위인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은 2021년 17.5%에서 2022년 17.8%로 올랐다. 점유율 격차가 2.5%포인트에서 1.8%포인트로 작아진 것이다.
현재 4위인 KB국민카드도 올해 4분기 1100만 유료 회원을 보유한 쿠팡의 PLCC(상업자표시 신용카드)를 출시하면 회원수가 크게 늘어 신한카드의 점유율을 위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라이프(옛 신한생명)가 2014년보다 5배 이상 성장한 만큼 시너지에 대한 기대는 더욱 클 것으로 여겨진다.
신한카드가 순이익 6352억 원을 내던 2014년 신한생명의 순이익은 807억 원이었다.
2021년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하며 신한라이프로 몸집을 키웠다. 그 결과 2022년 신한라이프는 순이익은 4636억 원으로 늘었다. 2014년과 비교하면 5배가 넘는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