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산업  소비자·유통

하이트진로 윈저 인수 추진 주목되는 까닭, 김인규 '라이스 위스키' 키우나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3-09-10 15:58:19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비즈니스포스트]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이 라이스 위스키(증류식 소주) 키우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기존 맥주와 소주시장에서 해온 ‘점유율뺏기’ 전략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새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하이트진로 윈저 인수 추진 주목되는 까닭,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3070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인규</a>  '라이스 위스키' 키우나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이 새 성장동력을 찾는 데 힘쓰고 있다.

1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이 위스키 브랜드 '윈저'를 활용해 ‘라이스 위스키(증류식 소주)’ 키우기에 나설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최근 하이트진로는 영국 주류기업 디아지오로부터 ‘윈저글로벌’을 인수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디아지오 측의 희망인수가격은 2천억 원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가 윈저글로벌을 인수해도 원액을 수입한 뒤 병입해 판매하는 윈저의 기존 비즈니스 방식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윈저는 디아지오의 스코틀랜드 통합증류소에서 다른 여러 위스키와 함께 원액을 공급받아 생산되는데 하이트진로가 이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 브랜드를 활용할 다른 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윈저는 국내 위스키 매출 1위인데다 아시아시장에 수출해 인지도를 쌓았다. 하이트진로의 라이스위스키 브랜드인 일품진로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라이스 위스키란 쌀로 만든 증류식 소주를 나무통에 숙성시킨 것을 말한다. 국내 주류법은 위스키와 나무통에 숙성한 증류식 소주를 구분하지만 해외에서는 모두 ‘위스키’로 취급한다.

증류식 소주를 위스키 제조법대로 나무통에 숙성하면 위스키 특유의 찌르는 향은 덜해지고 진한 맛이 더해진다. 위스키보다 음식에 곁들이기 쉽고 일반 증류식 소주와 비교하면 칵테일과 어울리는 특징을 지니게 된다.

라이스 위스키는 최근 한국식 증류주의 미래로 부상하고 있다.

2022년 국내 증류식 소주 시장규모는 약 7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2021년 업계 추정치보다 55% 늘었다. 2022년 증류식 소주 출고량도 2021년보다 28% 늘었다. 위스키 마니아들이 나무통에 숙성한 증류식 소주인 라이스 위스키를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트진로는 이미 2006년부터 일품진로 브랜드로 라이스 위스키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경쟁자인 ‘화요’ 등을 누르고 해외수출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는 강력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하이트진로의 윈저 인수가 주목받는 이유다.
 
하이트진로 윈저 인수 추진 주목되는 까닭,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3070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인규</a>  '라이스 위스키' 키우나
▲ 하이트진로 일품진로는 증류식소주를 나무통에서 숙성해 위스키의 맛과 향을 더한 제품이다. 일품진로는 글로벌 주류품평회 ‘몽드셀렉션’에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다.

김 사장이 라이스 위스키를 키운다면 정체된 소주와 맥주시장을 대체할 새 성장동력을 찾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소주와 맥주시장에서 각각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와 점유율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소주시장에서는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과 비교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맥주시장에서 오비맥주 ‘카스’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4월 라거맥주 신제품 켈리를 출시해 카스에 정면으로 도전했지만 유흥채널과 편의점 시장을 동시에 장악한 카스를 밀어낼 정도는 아니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켈리의 반응 자체는 나쁘지 않았고 오히려 잘 안착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맥주 1위 달성이라는 당초 목표와는 격차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기존 소주와 맥주시장의 파이가 커지지 않는 문제도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맥주 출고량은 2013년 이후 2022년까지 9년 연속 감소했다. 2022년 출고량 2021년보다 1.8% 감소했다. 수입도 마찬가지다. 맥주 수입량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감소했다. 특히 2022년 수입량은 전년보다 12%나 줄어들었다.

소주시장도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소주 출고량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 감소했다. 2022년에는 출고량이 전년보다 0.2%로 소폭 늘었다.

라이스 위스키는 소주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새 수출 '효자'가 돼줄 수도 있다.

최근 소주는 하이트진로의 수출역군 노릇을 하고 있다. 한류와 한국식 식문화 관심에 힘입어 소주를 찾는 외국인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하이트진로의 2022년 소주 수출액은 1600억 원으로 2021년보다 16.4% 늘었다.

김 사장은 3월 켈리 출시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에는 공급자 위주 시장이었다면 이제는 혁신적 제품에 목마른 시장과 소비자 요구를 사전에 예측하고 선보여야 한다”며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향한 우리만의 길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조충희 기자

인기기사

조선3사 수주잔치, 신조선가 오르고 원가 상승 압력 낮아져 실적 더 좋아진다 신재희 기자
HLB "미국 FDA와 허가심사 재개 위한 만남 마쳐, 재심사 요청서류 준비할 것" 장은파 기자
레미콘 제조사와 운송기사 갈등 장기화, 건설사 공사비 부담 가중에 긴장 이상호 기자
6월 건설사 부도 5곳으로 올들어 가장 많아, 2분기에만 종합건설사 6곳 도산 김홍준 기자
삼성전자, 3나노 웨어러블 프로세서 '엑시노스 W1000' 업계 최초 공개 김호현 기자
LG엔솔 '배터리 게임 체인저’ 건식 코팅 2028년 상용화, 김제영 “우리가 1위” 김호현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서 1공장 착공식, 신동빈 "그룹 미래 성장동력" 장은파 기자
최태원 SK그룹 군살빼기 큰 방향 잡았다, 바이오·에너지·화학 개편 1순위 나병현 기자
SK하이닉스 반도체 인재영입 나서, 7월 신입·경력 대규모 채용 나병현 기자
'7조 대어' LGCNS 상장 다시 고개, 연내 어렵고 내년 상반기에 무게 정희경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