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3분기 안에 달러당 106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이른 시일 안에 올리지 않는 이상 외국인투자자들이 원화 매입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
|
▲ 원달러 환율이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4.1원 오른 1099.5원으로 거래를 끝낸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환율이 표시된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원달러 환율이 현재의 하락세를 지속해 3분기 안에 가장 낮은 수준인 달러당 1060원까지 떨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은 10일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95.4원으로 거래를 끝낸 뒤 11일에도 종가 기준 1099.5원에 머물렀다. 14개월 만에 달러당 1100원선이 깨진 셈이다.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 투자자금의 위험자산 선호현상에 힘입어 빠르게 하락한 것으로 이 연구원은 분석했다. 원화는 달러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영란은행(BOE)이 대규모 국채매입을 결정하는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완화정책을 잇달아 내놓은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금리인상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위험자산인 원화를 사들이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원화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상향조정한 점도 원달러 환율의 하락에 영향을 줬다. 한국 금융시장이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역외 투기세력의 투자수요가 더욱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인상을 늦추고 한국 경제가 원달러 환율의 하락에도 타격을 덜 받는다면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에 신중하고 엔화강세도 함께 나타나 역외 투기세력이 한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과 상관없이 국내 증시에서 매수세를 지속할 것으로 이 연구원은 전망했다. 외국인투자자는 보통 원화강세 시기에 국내 주식을 팔기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더욱 강하다는 것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대내외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이 9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신호나 이탈리아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이 가시화되면 원달러 환율이 오를 수 있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경우에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