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마트가 퀵커머스 서비스 ‘쓱고우’ 시범사업을 시작한지 1년이 넘었지만 정식 출시할지조차 불확실해 보인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겸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은 퀵커머스 서비스에 대한 의지를 표시했지만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사업이기 때문이다.
▲ 이마트 퀵커머스 서비스 ‘쓱고우’가 시범사업을 시작한지 1년이 넘었지만 정식 출시될지조차 불확실해 보인다. |
26일 이마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마트는 쓱고우를 통해 라스트마일에 대한 테스트를 계속 진행 중이다”며 “최근 퀵커머스 시장이 커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퀵커머스에 대한 수요는 있기 때문에 테스트를 통해 데이터를 모으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마트가 쓱고우 시범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이다. 쓱고우를 세상에 내놓은지 14개월이 지났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테스트를 진행했음에도 아직 정식 출시 얘기가 없는 것을 보면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지 않는 것으로도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쓱고우가 테스트 단계에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지에 대한 수치를 밝히기에는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수년 전에는 퀵커머스가 유통업계의 새 성장동력처럼 받아들여졌던 적이 있다.
하지만 퀵커머스는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사업 가운데 하나다. 투입되는 고정비용에 비해 수익성은 낮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영업이익이 증가하다가 퀵커머스에 진출한 이후인 2019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쿠팡은 일본에서 제공해 온 퀵커머스 서비스를 올해 3월21일에 종료하고 2년 만에 일본에서 철수했다.
퀵커머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도심형 물류센터가 필수적이다. 이른바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라고 불리는 도심형 물류센터를 도심 곳곳에 두고 이를 기반으로 온라인으로 들어오는 주문을 즉각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심형 물류센터를 촘촘하게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임대료나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들어간다. 배송에 필요한 배달원을 유지하는 비용도 상당하다.
이마트는 쓱고우 서비스를 위해 논현점과 역삼점 등 모두 2개의 도심형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마트가 쓱고우의 서비스 권역을 좀처럼 넓히지 않는 것을 놓고 퀵커머스 사업에 소극적 태도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퀵커머스 사업에서 수익성을 내기 쉽지 않은 시장 상황에서 도심형 물류센터를 늘려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얘기다.
이마트는 연결기준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4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8%가 감소했다.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겠냐는 시선도 있다.
이마트는 올해 중점 추진 전략으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수익성 중심 경영’을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강 대표는 신세계유니버스클럽 기자 간담회에서 “퀵커머스에 해당하는 30분 배송, 즉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언제 어디서나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마트 풀필먼트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한 바 있다.
퀵커머스에 대한 의지는 있지만 수익성 문제가 얽혀있는 만큼 당장 서비스를 확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퀵커머스에 대한 데이터를 원하는 만큼 축적하지 못했다면 시범사업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며 “유통업계에서는 테스트만 몇 년씩 하다가 사업을 접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