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금융감독원은 키움증권과 관련해 차액결제거래(CFD)에 대한 검사를 시작했다 |
[비즈니스포스트]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맞은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가 ‘오너 리스크’라는 암초를 만났다.
황현순 대표는 취임 첫 해 증시 불황으로 악화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해에는 증시 반등에 힘입어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불거지면서 증권사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위기에 처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금융감독원은 키움증권과 관련해 차액결제거래(CFD)에 대한 검사를 시작했다. CFD가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 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CFD 내용을 확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을 시작으로 다른 주요 증권사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증권업계가 일제히 긴장 모드에 들어섰다.
금융감독원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것으로 파악됐다.
김익래 회장이 키움증권의 등기이사로 있는 만큼 김 회장에 대한 조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주가 폭락사태를 둘러싼 법적 공방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가 김 회장을 ‘주가 폭락 사태의 배후’로 지목하며 고소를 예고하자, 키움증권도 전날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히면서 일이 소송전으로 번지게 됐다.
최근 증시 분위기가 풀리면서 키움증권의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 피어오르고 있던 상황에서 찬물이 끼얹어진 셈이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일제히 키움증권이 증시 회복흐름 속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 주식거래규모가 확대되면서 리테일에 강점이 있는 키움증권이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의혹이 쉽게 꺼지지 않으면서 신뢰도 타격에 따른 일부 개인투자자의 이탈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당국 조사 결과가 키움증권에 불리하게 나오면 고객들의 이탈이 이어질 수도 있다.
황 대표가 올해 목표로 제시했던 초대형IB(투자은행) 계획에 차질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취임 2년차를 맞이한 황 대표로서는 위기관리 능력을 시험받게 됐다.
황 대표는 최근 김 회장의 적극적인 대변인을 자처하면서 관련 의혹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이 위기관리 능력을 어떻게 보여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
앞서 4월28일 증권업계 현안 소통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장 ‘직’을 걸고 이번 사태와 다우키움그룸은 연루되지 않았다”며 “
김익래 회장의 다우데이타 지분 매각 시점은 공교로울 뿐이고 모두 우연이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아는 상황이지만 그의 주장대로 이번 사태에 김 회장과 다우키움그룹이 무관함이 밝혀지면 황 대표는 큰 위기에 맞서 그룹의 결백을 적극 옹호한 공로를 인정받게 된다.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면 키움증권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실적 반등을 노리는 황 대표의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
황현순 대표는 2000년 키움증권 창립 멤버로 합류한 뒤 20년 이상을 키움증권에서 근무한 인물로
김익래 회장의 신뢰에 힘입어 2022년 1월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5년에는 다우키움그룹 전략기획실장을 맡았는데 이 때
김익래 회장의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의지를 반영해 2015년, 2019년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도전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