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경쟁사들의 폴더블폰 출시로 갤럭시Z폴드·플립5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필요가 더욱 커졌다.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구글의 첫 폴더블폰 ‘픽셀폴드’에 대응하기 위해 ‘갤럭시폴드·플립5’ 출시를 서두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폴더블폰 후발주자가 늘어난 만큼 갤럭시폴드·플립5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해외 IT매체인 샘모바일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르면 올해 6월 갤럭시Z폴드5·플립5 양산에 들어가 7월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년보다 1개월 정도 일정이 빨라진다는 것이다.
샘모바일은 “삼성전자 폴더블폰은 2023년 마침내 중국 이외 업체와 의미 있는 경쟁에 직면할 것”이라며 “아마도 이것이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5 출시를 서두르는 이유”라고 보도했다.
구글이 폴더블폰 출시를 예고하자 삼성전자가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구글은 올해 6월 픽셀폴드를 출시해 폴더블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픽셀폴드의 구체적인 사양들도 유출되고 있다.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가격은 1700달러에서 시작해 갤럭시Z폴드4(1799달러)보다 다소 저렴하게 출시되며 외부 화면은 5.8인치로 갤럭시Z폴드4의 6.2인치보다 약간 작다.
무게는 갤럭시Z폴드4보다 조금 더 무겁고 모바일 프로세서(AP)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제조된 ‘텐서2’가 탑재된다.
또 구글은 픽셀폴드 구매자에게 픽셀워치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공격적인 판매정책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구글의 픽셀폴드 출시는 반가운 소식이다.
폴더블폰은 아직 전체 스마트폰 시장 규모의 1~2%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오포,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에 이어 구글까지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아시아권 뿐만 아니라 북미권에서도 폴더블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스마트폰 사용자의 28%가 “다음 스마트폰으로 폴더블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구글이 픽셀폴드를 개발할 때 삼성전자가 디자인 등에서 일부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것도 결국 우선 폴더블폰 시장 자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갤럭시폴드5를 준비하는
노태문 사장 입장에서는 전작은 물론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차별화된 폴더블폰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 갤럭시Z폴드5 예상 이미지. <스마트프릭스> |
노태문 사장은 우선 갤럭시폴드5의 경첩(힌지)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첩 디자인은 크게 물방울과 U, 2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폴더블폰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U자형 경첩을 적용해왔다. U자형 경첩은 구조가 단순하고 필요한 부품도 적어 판매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Z폴드5부터 U자형 경첩 대신 물방울 모양의 경첩을 활용해 제품 가운데 접히는 부분의 주름을 최소화되고 두께도 미세하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물방울 모양의 경첩구조를 채용한다는 것은 폴더블폰이 접힐 때 2개의 디스플레이 사이에 틈이 없이 완전히 평평하게 접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주름 깊이는 얕아지고 방수 기능은 높일 수 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물방울 모양의 경첩은 주로 주름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으로 현재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더욱 세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갤럭시Z폴드·플립5는 성능 측면에서도 상당한 개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벤치마크 웹사이트 긱벤치에 올라온 갤럭시플립5와 갤럭시Z폴드5의 성능 실험 결과는 모두 갤럭시S23 시리즈의 점수를 뛰어넘었다. 갤럭시Z폴드5는 갤럭시S23 시리즈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스냅드래곤8 2세대 AP가 적용되는데 클럭을 다소 높여 성능을 향상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소비자들이 가장 기대했던 S펜 슬롯은 이번에도 탑재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술력으로는 S펜이 들어갈 만한 내부 공간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IT매체 톰스가이드는 “우리는 2년 동안 갤럭시Z폴드와 S펜을 함께 사용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S펜을 내부에 탑재할 방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S펜 슬롯이 폴더블폰 내부에 들어간다면 제품이 더 둥글어지고 소비자에게 가격 대비 훨씬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