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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후' 대체 브랜드 찾기 골몰, 공격적 인수합병 이어간다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2-06-27 16: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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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LG생활건강이 당분간 실적 개선을 이뤄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시장에서 그동안 잘 나갔던 효자 화장품 브랜드 ‘후’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중국시장 대신 북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같은 시도가 통할지 주목된다. 
 
LG생활건강 '후' 대체 브랜드 찾기 골몰, 공격적 인수합병 이어간다
▲ LG생활건강.

27일 화장품업계와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후’의 브랜드 가치를 두고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 LG생활건강의 브랜드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은 판매량 급감에서 확인된다. 

LG생활건강의 ‘후’는 궁중 화장품을 콘셉트로 한 고급 화장품 브랜드다. 2003년 출시된 이후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2018년 국내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최초로 매출 2조 원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후’는 올해 1분기에 매출이 크게 감소한 데 이어 6월 진행된 중국의 광군제에 이은 제2쇼핑 행사인 ‘618행사’에서도 큰 힘을 쓰지 못했다.  

618행사를 진행한 중국 온라인 쇼핑몰 ‘티몰’의 집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어느 브랜드도 상위 40위권에 들지 못했다. 지난해 618행사에서 ‘후’가 6위를 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실적 하락이 두드러진다. 

다만 이번에 618행사를 진행한 다른 중국 온라인 쇼핑몰인 ‘틱톡’에서는 후가 1위를 차지하면서 체면치레는 했다. 

그동안 ‘후’가 중국에서 해마다 진행되는 쇼핑 행사마다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쓰기 바빴던 점을 감안하면 브랜드가 경쟁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기에 충분하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이 사실이라면 밸류에이션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후’가 이처럼 중국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데에는 중국 토종 화장품브랜드 부상이 원인으로 꼽힌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올해 3월 내놓은 ‘중국 기능성화장품 시장 동향’ 보고서를 보면 최근 중국 화장품시장에서는 중국 토종 화장품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코트라는 현지 화장품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토종 화장품 브랜드가 고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다”며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의 시장 지위를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올해 1분기 브랜드 ‘후’ 매출은 중국에서의 실적 부진에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매출이 8%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에서 ‘후’의 브랜드 경쟁력은 이미 크게 감소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LG생활건강이 북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까닭이다. LG생활건강은 중국시장의 실적 부진을 만회할 새 시장으로 북미시장을 점찍고 꾸준히 문을 두드려왔다. 

북미 화장품시장은 전 세계 화장품시장 점유율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장 규모가 큰 시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같은 시도에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지난해 기준으로 LG생활건강이 북미시장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전체의 6%대에 그친다. 

LG생활건강이 공격적 인수합병에 나서는 것은 이같은 상황을 빠르게 타개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를 인수해 육성하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이 2010년 이후부터 주요 브랜드 인수합병에 나선 것은 모두 15건에 이른다. 

LG생활건강은 2010년 더페이스샵을 시작으로 2014년 CNP코스메틱, 2018년 아본 재팬, 2019년 미국 더 에이본을 인수했다. 2020년에는 피지오겔 아시아·북미사업권을, 2021년에는 미국 헤어케어 브랜드 알티폭스, 2022년에는 미국의 크렘샵을 인수했다. 

아모레퍼시픽이 같은 기간 3건의 인수합병을 추진한 것과 비교하면 LG생활건강의 인수합병 행보는 꽤나 공격적이다. 

LG생활건강이 최근 인수한 브랜드를 보면 북미시장에 대한 전략도 읽을 수 있다. 

올해 LG생활건강이 인수한 미국의 크렘샵은 미국 MZ세대(1980년~2000년 태생)에게 인기가 많은 화장품 브랜드다. 2021년 인수한 브랜드 알틱폭스는 미국에서 비건 콘셉트로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헤어케어 브랜드다. 

LG생활건강이 ‘럭셔리’를 앞세웠던 중국과 달리 북미시장에서는 ‘MZ세대’를 주요 소비층으로 두고 있는 것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국가별로 상황과 타깃 소비층에 맞춰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최근 2건의 인수 합병을 보면 MZ세대를 겨냥해 미국에서 방탄소년단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함께 ‘K-컬처’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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