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건설사들이 집을 짓는 데 멈추지 않고 입주 이후 주거환경과 관련된 서비스 사업으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만큼이나 주거서비스부분에 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에 발맞춰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
▲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시대를 거치면서 집의 역할과 가치가 단순 거주공간에서 다양한 생활을 위한 공간으로 확장되면서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주거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은 이미 다양한 주거서비스 상품들을 아파트단지에 도입하고 있다.
요즘 신축 아파트 가운데는 스마트홈, 스마트주차유도시스템 등 편리한 주거생활을 위한 서비스부터 미세먼지 측정·저감 시스템, 아파트 수질관리와 화재알림 서비스 등 환경과 안전부문 서비스까지 갖추고 있는 곳이 많다.
커뮤니티 서비스도 단순히 수영장, 피트니스, 도서관 등 시설만 갖추는 것에서 나아가 골프레슨, 조식 서비스 등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이렇게 달라진 주거문화에서 신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사내벤처, 전용 서비스 플랫폼, 법인 설립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동안 각 단지에서 제공하던 주거서비스를 별도의 사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GS건설은 사내벤처 하임랩을 통한 주거환경서비스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GS건설은 하임랩 상표권 등록까지 마치고 올해 서울 강남구에서부터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임랩은 ‘겉보다 속이 안전한 아파트’를 슬로건으로 집 내부 단열, 난방, 누수, 수압 등을 점검하는 서비스와 함께 녹물, 곰팡이, 악취, 공기질 등 주거환경 점검 서비스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하임랩의 사업분야를 볼 때 GS건설이 지난해 전담조직을 만들어 힘을 싣고 있는 리모델링사업과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은 다양한 기업과 제휴를 통해 ‘자이안비’ 서비스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자이안비는 GS건설의 아파트 단지 커뮤니티 통합서비스 브랜드이다.
GS건설 자이안비는 청소, 세탁, 조식서비스부터 영화, 미술품 관람 등 문화생활부분까지 제휴기업이 19곳에 이른다. CGV, 금영엔터테인먼트, 아워홈, 자란다, 째깍악어, 놀담, 클래스101, 모빌리, 크린카, 도그메이트, 와요, 청소연구소, 세차왕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주거서비스 관련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T기술이 익숙한 젊은 세대에서 다양한 스마트 서비스에 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스마트홈'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추세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자료를 보면 2021년 기준 스마트홈 솔루션에 관한 세계 소비자 지출은 2020년보다 44% 증가한 1230억 달러(140조 원)를 보였다.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도 2020년 20조6100억 원에서 2021년 22조31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스마트홈 솔루션은 초고령화사회 진입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실버주택분야에서도 적극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 2018년부터 래미안 홈랩-스마트라이프관을 통해 얼굴·음성 인식, 웨어러블 원패스 등 다양한 스마트홈 기술들을 선보였고 2019년부터는 래미안 단지들에 스마트홈 기술을 적용해왔다.
최근에는 냉난방, 가전제품, CCTV 등 집 내부의 기기 제어와 모니터링뿐 아니라 외부 단지 생활에서 편리함을 더해줄 수 있는 서비스들도 연구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RAI’ 라이프관을 통해 편리한 주거생활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과 로봇, 드론 서비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래미안 RAI 라이프관에서는 지금도 신축단지에서 볼 수 있는 스마트주차유도시스템부터 입주민의 짐을 들어주는 짐로봇과 배송로봇, 커뮤니티시설 안내와 고객 에스코트 등을 수행하는 안내로봇을 주거에 활용하는 모습을 제시했다.
중소건설사들도 주거서비스 사업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신영그룹은 최근 계열사 신영자산관리와 주거서비스 플랫폼기업을 합병해 ICT기술 바탕의 라이프스타일기업 ‘에스엘플랫폼’을 출범했다.
에스엘플랫폼은 도심 재개발 등 분야에서 다양한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타운 매니지먼트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를 적용한 차세대 시니어주택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