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부채비율 2811%.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로 12월 결산 대상인 국내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3번째로 높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화물사업에 힘입어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연결기준으로 결손금이 늘어 부채비율이 오히려 높아졌다.
여객수요가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과 유가 강세까지 이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이 부채비율을 줄여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공개된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부채비율 상승이 두드러진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1분기 말 연결기준 실적을 보면 부채비율은 2811%에 이른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2410.6%보다도 약 400%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2020년 말 1171.5%에서 계속 악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코스피 12월 결산 상장사 697곳 가운데 티웨이항공(7349.95%), 롯데관광개발(2967.88%)에 이어 3번째로 높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연결기준 순손실에 따른 결손금 증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순손실 465억 원을 봤다. 매출은 1조24462억 원, 영업이익 1435억 원을 냈다. 지난해 연결기준 순손실 5168억 원을 내면서 4년 연속으로 순손실을 봤는데 이를 이어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연결기준 결손금은 1분기 말 기준으로 1조162억 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9817억 원보다 규모가 커졌다.
순손실은 기업의 실제 영업활동이 아닌 재무재표상의 손실이지만 순손실이 누적되면 결손금이 늘어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등 기업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친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3천억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 위해 기업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같은 재무지표 악화는 자금 조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에 항공화물사업이 호조를 이어가면서 별도기준으로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재무구조 악화가 이어지면서 마냥 좋아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2022년 1분기 별도기준으로 매출 1조1466억 원, 영업이익 1769억 원, 순이익 364억 원을 봤다.
2021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6.4%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보면서 흑자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며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이후부터는 자회사를 포함한 실적보다는 아시아나항공의 별도기준으로 실적 개선세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이같은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사들은 유류비와 항공기 대여료(리스비) 등을 모두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 수익성이 악화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기준 달러 화폐성 외화부채는 4조1984억 원에 이른다. 환율이 10% 오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연결기준 세전순이익은 3594억 원 감소하게 된다.
다행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80원까지 치솟았다가 주춤하면서 18일 1260원대로 거래를 마감하는 등 안정화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7월부터 항공업계에 지원하는 고용지원금 지급이 중단될 가능성이 커 하반기 이후부터는 인건비도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회복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객수요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세계적인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발맞춰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유럽 노선 운항을 확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럽노선은 7월까지 주간 운항횟수 기준으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50%까지 공급을 회복하게 된다.
정부도 국제 여행 회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부는 5월23일부터 해외입국자들에게 요구하는 코로나19 검사로 PCR(유전자증폭)검사와 함께 신속항원검사를 인정하기로 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