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찬 계룡건설산업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대전 야구장 조성사업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계룡건설산업이 이번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사업 수주에 성공한다면 지역 대표 건설사로 입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베이스볼 드림파크는 1970년대 계룡건설산업이 건설했던 한밭종합운동장 부지에 새롭게 조성되는 야구장인 만큼 회사 내부적으로도 상징성이 크다.
21일 대전광역시에 따르면 다음 주 초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 실시설계 적격자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시 관계자는 “사업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기본설계 평가 점수를 18일 조달청에 전달했고 조달청에서 가격 평가 점수를 합산해 적격자가 선정된다”며 “일정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다음 주 초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계룡건설산업은 이미 설계심의 평가에서 경쟁 상대를 크게 앞서있어 이번 수주전 승리가 높게 점쳐지고 있다.
대전시는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사업 입찰 최종 평가에 설계심의 점수를 70% 반영하고 가격 점수는 30% 반영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계룡건설산업 컨소시엄은 설계심의 평가항목 7개 가운데 건축계획, 건축구조, 기계설비, 전기정보통신, 토목, 조경 등 6개 항목에서 경쟁자인 태영건설 컨소시엄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건축시공부분만 동점을 받았다.
최종 합산 점수에서는 97.26점을 받아 태영건설 컨소시엄(87.26)에 10점이나 앞섰다.
가격 점수가 남아있긴 하지만 사실상 계룡건설산업 컨소시엄이 사업 시공권을 확보한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이 사장과 회사에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 사업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로 조성될 한밭종합운동장은 이 사장의 아버지이자 계룡건설산업 창업주인 이인구 명예회장이 건설을 이끌었다.
계룡건설산업은 대전에 뿌리를 둔 충청권 1위 건설사다. 이 사장의 아버지인 이인구 명예회장이 1967년 설립했다.
이 명예회장은 서른 중반에 육군에서 전역해 고향인 대전에서 계룡건설을 창업한 뒤 지역 대표 건설사로 키워왔다.
이 명예회장은 1979년 전국체육대회 개막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대전공설운동장 증설공사를 맡은 건설사가 도산하자 모두가 마다하는 공사를 맡았다.
지역에서 열리는 큰 행사를 포기할 수 없다며 직접 현장에서 망원경과 마이크, 전화, 공사계획서, 도면 등을 들고 공사를 지휘했다.
한밭종합운동장은 완공 뒤 제60회 전국체육대회를 비롯해 대전시 시민행사와 체육행사 등이 열린 랜드마크 시설로 자리 잡았다.
계룡건설산업은 한밭종합운동장 증설공사로 역량을 인정받으면서 충청권을 넘어 전국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사장이 이번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사업을 수주하면 한밭종합운동장 건설의 유산을 대를 이어 이어가게 되는 셈이다.
이 사장은 계룡건설산업과 대전시 공설운동장의 이런 인연에 따라 대전지역 체육발전을 적극 지원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이 사장은 2020년 대전시체육회 초대 민간회장에 올랐다. 같은 해 5월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는 “아버지께선 지역에서 나고 자란 인재는 언제든 고향으로 되돌아온다는 말씀을 하시곤 했다”며 “이를 항상 가슴에 새겨 대전체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계룡건설산업이 이번 수주전에서 맞붙은 태영건설은 계룡건설과 공공건설분야의 오랜 맞수다.
계룡건설산업은 앞서 2016년 창원마산야구장 건설공사에서 맞붙어 태영건설에 패배한 적이 있다. 이 사장이 베이스볼 드림파크 수주전에 승리하면 고향 대전에서 설욕에 성공하는 셈이다.
이 사장은 이인구 명예회장의 1남8녀 가운데 막내이자 외동아들이다.
1976년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고등학교,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두산건설에서 건설현장 실무경험을 쌓았고 2002년 계룡건설산업 이사로 입사하면서 경영에 참여했다.
계룡건설산업 관리본부 본부장, 총괄부사장 등을 거쳐 2014년 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랐다. 2017년 사장으로 승진해 한승구 대표이사 회장과 각자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