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가 내년 주주총회에서 한 번 더 연임에 성공할까?
13일 항공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코로나19 위기극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른 저비용항공사(LCC) 합병 등 진에어가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한 만큼 최 대표가 임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추진은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 경쟁당국의 합병 심사 결과가 약 1년째 나오지 않고 있지만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12월 말 심사 결과를 내놓겠다고 공언한 만큼 국내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해외에서도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결정되면 두 항공사의 계열회사 및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 3곳의 통합작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에어는 대한항공과 함께 한진칼의 자회사이며 에어서울,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추진하면서 자회사들도 하나로 합친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규모의 경제를 위해서는 3곳의 저비용항공사를 통합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우선 자회사로 두고 약 2년 동안 합병을 거쳐 2024년 통합 항공사를 출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만큼 저비용항공사 3곳의 통합도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와 한진칼 가운데 어느 곳의 자회사가 중심이 돼 통합 저비용항공사를 만들게 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지주사 한진칼을 중심으로 통합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두고 그 밑에 손자회사로 통합 저비용항공사를 두는 방안과 한진칼 아래 통합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저비용항공사를 두는 방안 두 가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이같이 통합 저비용항공사의 출범 등을 고려했을 때 한진칼은 내년 주총에서 새로운 대표를 선임하기보다 진에어를 지난 6년 동안 이끌어왔던 최 대표에게 계속 맡길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헤쳐나가는데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최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힘을 더한다.
최 대표는 2018년 8월부터 20개월 동안 이어진 국토교통부의 제재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하이브리드 저비용항공사’ 전략을 앞세워 국적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대형 항공기를 운항하며 국토교통부의 제재로 신규 노선 취항이 막힌 상황에서 탑승률이 높은 노선에 대형기를 투입하는 방법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된 2020년에는 여객기를 화물전용기로 개조해 화물운송에 뛰어들기도 했다.
진에어는 2021년 3분기 개별기준으로 매출 606억 원, 영업손실 445억 원을 냈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 492억 원에서 47억 원 줄기는 했지만 올해 3분기 순손실은 589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 순손실 461억 원보다 128억 원 늘었다.
자본총계는 3분기 기준 마이너스 19억8900만 원, 결손금은 2924억8900만 원에 이른다.
진에어는 완전자본잠식을 벗어나기 위해 11월 유상증자를 단행해 1238억 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자금 사정에는 조금 숨통이 트였지만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재확산하고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나오는 등 아직 안심할 수는 없어 내년 하반기 자금을 추가로 조달해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진에어의 3·4분기 말 현금 및 단기 금융상품 규모를 감안할 때 보유자금은 1500억~2천억 원으로 추정된다"며 "국제선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으면 2022년 하반기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최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는 2016년 1월부터 진에어 대표이사를 맡아왔으며 2019년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3년 추가돼 2022년 3월까지 연장됐다.
최 대표는 1964년 태어나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대한항공에 입사하면서 한진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입사 이후 후쿠오카지점에서 근무하다 일본지역본부 여객팀장 등을 거쳤으며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대한항공 일본지역 본부장을 맡았다.
2016년 1월 진에어로 이동하면서 대표이사에 취임했고 취임 1년 뒤인 2017년에는 전무로 승진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한 사항은 알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