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회장은 재무건전성 강화를 내세우며 포스코의 돈줄을 죄고 있다. 하지만 동양파워 인수전에서 달랐다.
|
|
|
▲ 권오준 포스코 회장 |
포스코에너지가 동양파워 지분 100%를 4310억9천만 원에 인수하는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포스코는 시장 예상가인 3천억 원에 웃돈을 얹어 동양파워를 사들인 셈이다.
동양파워는 지난해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2020년까지 1천 메가와트급 유연탄 발전소를 강원도 삼척 광산부지에 세우는 사업권을 획득했다.
삼척화력발전소가 완공되면 동양파워의 발전용량은 모두 2천 메가와트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동양파워의 연 매출은 1조5천억 원, 영업이익은 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삼척화력발전소 프로젝트 규모가 4조 원 대인 상황에서 몇 백억 원 더 쓰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라며 “향후 민간업체의 석탄발전소 진출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파워는 포스코의 에너지사업 확대에 기여하는 한편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삼척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 포스코건설 포스코엔지니어링 포스코ICT 등을 참여시킬 계획을 세웠다.
포스코에너지는 이번 인수로 몸값이 껑충 뛰게 됐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올해 말에 산정될 정부승인 차액계약제도에 따라서 수익성이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동양파워 인수로 포스코에너지의 기업가치가 현 시점보다 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에너지는 포스코 계열사 중 기업공개 1순위 계열사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5월 기업설명회에서 “현재 포스코에너지가 상장에 가까운 계열사에 속한다”고 말했다.
동양파워라는 날개를 단 포스코에너지가 향후 상장되면 포스코는 막대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는 포스코에너지 지분 77.58%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포스코에너지가 상장되면 지분 일부를 판 돈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가 동양파워를 손에 넣으면서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높아졌다. 포스코는 동부제철 패키지 매물 가치를 매각자 측보다 2천억 원 낮게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파워를 시장 예상가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인 것과 대조적이다.
권오준 회장은 동양파워와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에 대해 “별개의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포스코의 재무상황을 고려하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동양파워와 동부제철 패키지 매물 중 하나인 동부당진발전의 사업영역이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