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점근 동원시스템즈 대표이사 사장이 배터리소재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알루미늄박과 각종 포장재를 생산해왔는데 여기서 쌓아온 기술 노하우를 토대로 배터리 셀파우치와 알루미늄 양극박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조점근 동원시스템즈 대표이사 사장.
24일 동원시스템즈에 따르면 조 사장은 2025년 하반기까지 충청북도 진천에 1천억 원 가량을 투입해 국내 최대 배터리 셀파우치 생산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배터리 셀파우치는 양극과 음극, 분리막 등의 소재를 감싸는 부품으로 알루미늄필름이 주재료가 된다.
현재 세계 배터리 셀파우치용 알루미늄필름시장은 일본의 제조기업 2개 회사가 점유율 90%이상으로 과점하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사장은 동원시스템즈가 쌓아온 알루미늄 가공기술력을 바탕으로 2차전지 부품 및 소재시장을 공략하는데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동원시스템즈는 기존에 알루미늄 캔과 포장재를 만드는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얇은 박을 만드는 가공 노하우를 들고 있다.
또한 원자재 측면에서 알루미늄 공급망을 확보했기 때문에 동원시스템즈가 빠르게 배터리 소재 및 부품시장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은 최근 진천군과 맺은 셀파우치공장 투자협약식에서 “2차전지부품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설정한 뒤부터 생산가능 품목을 순서대로 확보해나가고 있다”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2차전지부품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그동안 동원시스템즈가 배터리소재사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기반을 차근차근 닦아왔다.
2020년에는 충남 아산 공장에 독일의 세계적 알루미늄박 생산기계업체인 아켄바흐에서 2차전지용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에 사용되는 광폭 압연기를 도입했다.
알루미늄 양극박은 2차 전지안에서 전자가 이동하는 통로의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으로 박의 두께를 20㎛(미크론, 1mm의 1/1000) 이하로 균일하게 유지해야 해 최첨단 압연(금속을 얇게 펴는 공정)기술이 필요하다.
조 사장은 아산 공장에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생산공정의 효율성을 높이는데도 공을 들였다. 정밀함과 대량생산 과정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동원시스템즈는 알루미늄 원자재 투입부터 제조, 품질관리에 이르는 모든 생산 과정이 데이터로 변환되기 때문에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마무리되는 올해 12월부터는 생산성이 30% 이상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2022년부터 알루미늄 양극박 양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 사장은 특수 생산설비 도입뿐만 아니라 인수합병에도 힘썼다.
동원시스템즈는 2차전지용 캔(원통형, 각형 배터리 커버) 제조업체인 엠케이씨를 올해 3월 156억 원을 투자해 인수한 뒤 11월1일 흡수합병을 마무리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시장의 성장에 따라 동원시스템즈의 배터리 부품 및 소재사업 매출은 현재 연 300억 원 수준(엠케이씨 발생 매출)에서 2025년 370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원시스템즈는 국내 최대 식품패키징기업으로 매년 1천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는 안정적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새 성장동력인 배터리소재사업이 기업가치 상승에 날개를 달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