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주가가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 주가가 10만 원 아래로 추락했다가 2주 만에 회복했다. 카카오가 올해 내놓기로 한 신규 서비스에 대한 흥행 기대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기대심리가 주가에 주는 긍정적 작용은 한계가 명확해 보인다. 카카오의 신규서비스가 성과를 내고 기존 주력서비스인 게임과 광고 등도 부진에서 벗어나야 주가가 다시 회복될 수 있다.
◆ 맥 못 추던 카카오 주가, 회복조짐
카카오 주가는 3일 전날보다 4100원(4.21%) 오른 주당 10만1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월12일 10만 원 선이 무너진 뒤 정확히 14거래일 만에 이를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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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지훈 카카오 대표. |
시가총액도 5조 원대로 무너졌다가 다시 6조 원대를 회복했다. 3일 종가 기준으로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6조10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 주가는 올해 주당 11만5800원으로 출발해 2월 초까지 이를 유지했다. 하지만 카카오가 지난해 부진했던 경영실적을 내놓은 뒤 주가가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 9321억 원과 영업이익 883억 원을 냈다. 경쟁기업인 네이버가 지난해 사상 처음 연매출 3조 원 시대를 연 것과 비교된다.
카카오의 영업이익도 애초 900억 원은 넘겼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영업이익률 10% 달성에도 실패했다.
여기에 일본과 유럽 등 글로벌 주요 나라의 증시가 급락하는 등 잇따라 악재가 발생하면서 카카오 주가도 속절없이 떨어졌다. 2월16일에는 주가가 장중 한때 주당 9만6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하지만 2일에 이어 3일까지 연이틀 주가가 크게 오르는 등 주가회복에 대한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 내부의 실적부진과 외부의 안 좋은 시장환경이 복합되며 카카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금방 반등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2주가량 부진이 지속됐었다”며 “최근 이틀 연속 주가가 크게 올라 투자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10만 원 선이 회복된 것은 다행”이라고 분석했다.
◆ 신규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끌어올려
카카오가 올해 내놓기로 한 모바일 신규서비스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3일 미용예약 서비스인 ‘카카오헤어샵’을 올해 6월에 내놓기로 하고 4월부터 약 2달 동안 사전체험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헤어샵과 함께하기로 한 미용실이 서울과 경기를 중심으로 약 200여개 인데 정식 서비스가 출시되면 이를 전국단위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카카오는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드라이버’에 대한 사업준비에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KB손해보험, 동부화재와 손잡고 카카오드라이버 전용 보험상품을 개발하기로 2일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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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가 올해 상반기 안으로 출시하기로 한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 |
기존 대리운전 서비스보다 카카오드라이버가 보험 측면에서 고객에게 더 큰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카카오는 이와 함께 최근 자회사인 ‘록앤올’이 서비스하던 길안내 서비스 ‘김기사’를 ‘카카오내비’로 업그레이드 했고 카카오페이를 활용해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 청구서’ 서비스도 시작하는 등 신규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DB대우증권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는 지난해 상반기에 주가 10만 원 선이 위태로웠지만 카카오택시와 카카오톡샵검색 등 신규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심리로 주가를 제자리로 돌린 적이 있다”며 “올해도 카카오가 내놓기로 한 신규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감이 최근 무너진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기대감’보다 '성과' 뒷받침 되야
카카오 주가가 10만 원 선을 다시 회복하는 등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상승하기 위해서는 신규 서비스가 성과를 내야 할 것이라고 업계에서 본다.
카카오는 지난해 콜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검색과 엔터테인먼트, 뉴스 등의 각종 서비스를 추가하는 개편을 실시했다.
당연히 이런 서비스들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컸다. 국내 4천만 이용자를 확보한 카카오톡 기반의 신규 서비스가 흥행해 카카오 수익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런 신규 서비스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의 지난해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올해는 시장의 반응이 지난해와 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인터넷 전문은행 등 다양한 성장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익성 악화로 주가는 부진한 모습”이라며 “기대감이 아닌 신규 사업의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기존 주력사업 회복없이 주가상승 한계
게임과 광고 등 카카오의 부진한 주력사업의 성과를 높이는 것도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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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 주가가 반등하려면 신규서비스 못지 않게 기존 주력사업의 부진 회복도 중요하다. 특히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게임사업 부진을 얼마나 털어내느냐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사진은 최근 카카오게임하기 플랫폼으로 출시된 모바일게임 '크리스탈하츠'. |
카카오는 지난해 4분기에 게임사업으로 매출 570여억 원을 내는데 그쳤다. 주력인 모바일게임 유통사업만 따지면 전성기 대비해 분기매출이 200억 원 가까이 줄어 400억 원대에 머물렀다.
게임사업이 흥행할 경우 광고매출도 동반상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신규서비스의 성과 못지 않게 기존 주력 서비스의 회복 또한 주가반등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남궁훈 엔진 대표를 카카오 최고게임책임자(CGO)에 임명하고 엔진과 PC온라인게임 자회사인 다음게임을 합병하기로 하는 등 게임사업 부진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카카오는 모바일게임 플랫폼 사업 부진의 한 원인으로 지적받던 입점수수료 정책에 변화를 줬다. 기업규모에 상관없이 게임매출의 21%를 수수료로 받던 것을 연매출 3천만 원 미만인 중소 개발사에게 수수료를 일절 받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모바일보드게임(도박류게임)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카카오의 게임사업 성과가 지난해에 비해 개선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의 주가부진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규서비스와 기존 주력사업들이 모두 힘을 내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존사업의 경우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하는 게임의 부진탈출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