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철 제넥신 대표이사 회장과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이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경쟁력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
성 회장과 박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해 개발속도가 다소 늦더라도 효능만 확실하다면 세계 코로나19 백신시장에서 충분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 성영철 제넥신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이사.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개발속도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크게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영철 제넥신 회장과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는 속도보다 ‘효능’에 초점을 맞추고 백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효능만 확실하다면 글로벌 제약사와 겨뤄볼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개발한 백신만으로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한 데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코로나19와 전쟁은 두 번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모더나와 화이자는 이미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개량 백신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보건전문가들 사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계절성 전염병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해마다 독감 바이러스 백신을 맞는 것처럼 앞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도 꾸준히 접종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백신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과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짧은 기간 안에 종식될까 하는 부분은 여전히 확신할 수 없다”며 “백신의 효능에 따라 다르겠지만 백신 개발 뒤에도 한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과 안정, 재확산을 반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나와 있지 않은 DNA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도 성 회장과 박 대표의 자신감을 북돋는 것으로 보인다.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은 모두 DNA백신을 개발하고 있는데 DNA백신은 화이자나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mRNA백신과 비교해 항원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투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지만 통증 지속시간이 짧고 유통이 편리하다.
성 회장과 박 대표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성영철 회장은 지난해 12월 백신 후보물질의 변경을 알리면서 “아이부터 노인, 건강한 사람부터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까지 누구나 안심하고 맞을 수 있는 안전한 코로나19 예방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임상3상 진입시기는 조금 늦어질 수 있겠지만 우수한 백신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박영근 대표는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진원생명과학이 개발하고 있는 DNA백신은 현재 시장에 나온 백신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이미 백신이 시장에 나와 있지만 아직까지는 유통이나 생산규모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내년 초 우리가 백신을 내놔도 전혀 늦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의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하기까지 적어도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제약바이오업계는 예상한다.
제넥신은 애초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백신 개발 속도에서 가장 앞섰으나 2020년 12월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백신 후보물질을 GX-19N으로 바꾼 뒤 임상1상부터 다시 진행하고 있다.
현재 20명에게 백신 투약을 마쳤으며 3월 임상2상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정해뒀다.
진원생명과학은 지난해 12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백신 GLS-5310의 임상 1/2a상을 승인받은 뒤 15명을 대상으로 백신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용량을 늘려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