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0-06-2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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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스마트폰 콘텐츠서비스에서 '구글 독립'에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화웨이는 미국 기업과 거래가 금지돼 구글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만큼 대체재를 마련하지 않으면 스마트폰 경쟁에 차질을 빚을 상황에 놓여 있다.
▲ 화웨이가 스마트폰에서 구글 기반 서비스의 대안을 찾고 있다. 사진은 화웨이(왼쪽)와 구글 로고.
21일 모바일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스마트폰에 유튜브를 대신할 동영상서비스를 넣기 위해 프랑스 '데일리모션’과 손을 잡았다.
데일리모션은 유튜브와 비슷한 동영상 공유 플랫폼으로 매달 사용자가 3억 명, 동영상 시청건수가 35억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데일리모션을 자체 동영상서비스 ‘화웨이비디오’에 통합해 더 많은 콘텐츠를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화웨이는 최근에는 구글을 대신할 검색엔진 ‘페탈서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페탈서치는 간단한 날씨 예보 및 뉴스 소개, 금융정보 등을 제공한다. 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검색해 설치하는 기능도 들어있다.
화웨이는 이런 자체적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화웨이 모바일서비스(HMS) 개발자들에게 10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화웨이가 이처럼 ‘탈구글’에 힘쓰는 이유는 지난해 보안성 논란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은 결과 구글 등 미국 기업과 거래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구글이 제공하는 유튜브도 당연히 스마트폰에 탑재하지 못하게 됐다.
현재 화웨이 스마트폰은 성능만 보면 삼성전자 등 다른 기업의 제품들에 뒤지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 ‘P40’ 시리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990’을 탑재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기린990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에 실린 ‘엑시노스990’에 준하는 성능을 지녔다.
P40 시리즈에 탑재된 카메라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 카메라전문 평가기관 DxO마크는 삼성전자 ‘갤럭시S20울트라’보다 화웨이 ‘P40프로’의 카메라 성능이 더 좋다는 평가를 내렸다.
문제는 아무리 스마트폰 성능이 좋다고 해도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쪽에서 구글을 대신할 수단이 마땅찮다는 것이다.
미국 포브스는 “P40프로는 강력한 기능을 갖췄지만 ‘지메일’, 유튜브, 구글 지도 등 주요 구글 애플리케이션이 없다”며 “화웨이 자체 애플리케이션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여전히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빠른 시일 안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화웨이가 구글 서비스의 사용을 다시 허락받게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시장에서는 구글 기반 모바일서비스에 이미 익숙해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앞으로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외면할 공산이 크다는 시선도 나온다.
IT매체 폰아레나는 구글 서비스가 없는 화웨이 스마트폰을 두고 “이미 대부분의 구글 애플리케이션이 금지된 중국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국제적으로는 수요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른 IT매체 CN테크포스트는 “최근 시작된 화웨이 모바일서비스 생태계와 오랫동안 운영된 구글 모바일서비의 규모는 비교할 수 없다”며 “2020년까지 구글 모바일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데 따른 대책을 완전히 세우지 못한다면 화웨이는 세계 2위 스마트폰기업의 입지를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