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2020-04-29 16:32:41
확대축소
공유하기
폐기물처리기업 와이엔텍과 KG ETS가 5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폐기물 관리법 시행에 따라 성장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 폐기물 관리법은 폐기물 처리업체들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어 기술력이 부족한 영세업체들은 살아남기 힘들어지는 반면 두 회사처럼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업체들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이 재편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연석 와이엔텍 대표이사.
29일 폐기물산업계와 환경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10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폐기물 관리법이 올해 5월27일 시행된다.
개정 폐기물 관리법이 시행되면 폐기물 처리업체들은 환경부 장관이 지정한 검사기관을 통해 폐기물 처리업 수행능력의 적합성, 처리 과정의 적법성 여부를 확인받아야 한다. 또 폐기물 처리와 관련한 과징금 등 처벌도 강화된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배출자의 책임이 강화되면서 우수한 처리시설과 기술력을 갖춘 대형업체들을 수탁 처리업체로 선정하려는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며 “반면 기술력과 투자여력이 부족한 영세한 업체들은 점차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바라봤다.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개정 폐기물 관리법 시행으로 와이엔텍과 KG ETS 등 기술력이 우수한 폐기물 처리업체들에 유리한 사업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의료폐기물 처리 수요가 높아지면서 의료폐기물 등 지정폐기물 처리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가 큰 혜택을 볼 수 있다.
코스닥 상장법인 KGETS는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폐기물 처리업체로 인체에 감염 등의 위험을 지닌 의료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다. 생활폐기물, 사업장폐기물을 비롯해 보건의료기관, 동물병원, 시험 및 검사기관 등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주로 처리한다.
서혜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의료폐기물은 기존의 지정폐기물과는 다른 라이센스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처리과정도 까다롭기 때문에 관련 사업은 높은 진입장벽이 있다”며 “KGETS는 보건의료기관, 동물병원, 시험 및 검사기관 등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중 인체에 감염 등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유일한 업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로 의류 관련 폐기물이 급증해 KGETS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환경부의 ’코로나19 관련 폐기물 안전관리 특별대책‘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에게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전량 ‘격리의료폐기물’로 분류해 그날 소각해야 한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기간인 1월23일부터 3월9일까지 ‘격리의료폐기물’이 매일 20톤 발생해 2019년보다 81% 늘어났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런 상황을 반영해 KGETS가 올해 환경·에너지사업에서 매출은 841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11% 늘어나는 것이다.
의료폐기물은 처리단가가 높아 수익성도 좋다. 의료폐기물 등 지정폐기물의 처리단가는 다른 폐기물과 비교해 15배 이상 높게 형성돼 있다.
KGETS 환경·에너지사업을 통해 폐기물 처리사업과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인 스팀을 판매하는 사업도 하고 있는데 스팀 판매단가도 상승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스팀 판매 단가는 1톤당 4만3천 원으로 형성됐다. 2018년보다 23%, 8% 상승한 것이다.
코스닥 상장법인으로 산업폐기물 전문기업으로 명성을 쌓은 와이엔텍도 이번 법개정의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전라남도 여수에 위치한 와이엔텍은 소각장 2개, 매립장 2개를 보유하고 있는데 광주, 전남지역 전반과 특히 여수산업단지에 위치한 기업들의 사업장폐기물을 처리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사업은 엄격한 허가절차를 거쳐야 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신규기업이 진출하기 어려운 업종으로 꼽힌다.
게다가 개정 폐기물 관리법이 시행되면 폐기물처리업의 적합성 확인 항목, 폐기물처리시설 검사기관의 지정, 과징금 등의 처벌 항목 등이 신설되는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업체가 제한적인 만큼 폐기물 처리능력이 높은 기업으로 일감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
와이엔텍은 석유정제와 석유화학 원료 등 폐기물 배출업체가 많은 여수산업단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과점적 지위를 공고하게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와이엔텍은 올해 매출 1092억 원, 영업이익 335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 가운데 폐기물 처리사업인 환경사업부에서는 411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보다 22.2% 늘어나는 것이다.
폐기물 처리업체들은 환경부의 규제 강화 등으로 새로 진입하기 힘든 반면 폐기물 처리 수요는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어 폐기물처리단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점도 와이엔텍의 실적 증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폐기물 소각단가는 2016년~2019년 4년 동안 연평균 9.1%씩, 같은 기간 매립단가는 연평균 25.5%씩 높아졌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국적으로 소각, 매립 등 폐기물 처리 수요는 증가세를 보이지만 신규 소각장이나 매립장 증설은 환경부의 규제 강화, 지역 주민 반대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 따라 폐기물 처리단가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