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메드팩토 대표이사가 해외학회에서 항암제 ‘백토서팁’의 효능을 알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김 대표는 다국적제약사에서 주목하는 백토서팁의 임상 데이터를 충분히 쌓아 간다면 기술수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메드팩토에 따르면 5월29일 열리는 미국 임상종양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백토서팁과 항암제 ‘글리벡’의 병용투여 임상1b상과 임상2a상 중간결과를 발표한다.
백토서팁은 암세포 주변의 미세환경을 조절해 암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는 물질이다. 다국적제약사에서 병용투여 임상에 면역항암제를 무상으로 제공할 만큼 효능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대표는 미국 임상종양학회에서 글리벡을 단독투여했을 때보다 개선된 효과를 증명해 백토서팁을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희귀질환 치료제로 지정받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국내에서 데스모이드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백토서팁과 글리벡 병용투여 임상1b상과 임상2a상을 진행하고 있다.
데스모이드종양은 손과 발에 있는 힘줄이나 배 흉터에 생기는 양성 섬유성 종양으로 아직까지 승인받은 치료제가 없는 희귀질환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리벡을 단독투여했을 때 종양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 효과가 확인됐기 때문에 이번 병용요법에서 개선된 효과가 도출된다면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희귀질환 치료제로 지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의 최종 목표는 백토서팁을 면역항암제 분야의 '게임 체인저'로 만드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백토서팁과 기존 면역항암제의 병용투여 임상 9건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백토서팁이 특정 암에 국한되지 않고 거의 모든 암에서 기존 면역항암제와 시너지 작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신약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인 셈이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항암제만으로는 암을 정복할 수 없다고 보고 암세포 주변의 미세환경을 조절해 암을 정복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최신 항암제 개발경향에 맞춰 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와 머크 등도 백토서팁과 유사한 기전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백토서팁은 경쟁 약물인 일라이릴리의 ‘LY3200882’보다는 임상이 앞서 있다. 머크의 ‘M7824’와 비교해 부작용이 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대표는 미국 임상종양학회 이외에도 올해 하반기에 열리는 유럽 종양학회와 미국 면역항암학회에서 백토서팁의 병용임상 결과를 추가로 발표해 신약 가치를 입증해나갈 계획을 세워뒀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학회에서 백토서팁과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백토서팁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임핀지’ 등의 병용투여 임상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 대표는 4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항암제를 개발하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백토서팁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기술수출은 임상결과가 충분히 쌓인 2021년 초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