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정찬 네이처셀 대표이사가 대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하며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 탄력을 받게 됐다.
라 대표는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 개발에 성공해 그를 둘러싼 모든 의혹을 떨쳐낼 필요가 있다.
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네이처셀이 2~3일 진행한 유상증자 청약에서 386억 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하며 라 대표가 조인트스템의 미국 임상3상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라 대표는 유상증자를 통해 600억 원을 수혈하려 했지만 당초 목표의 64% 수준인 386억 원을 조달하는 데 그쳤다. 최근 바이오업계 전반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네이처셀 주가가 급락한 탓이다.
하지만 조인트스템의 미국 임상3상을 진행하기에 무리가 없을 만큼 유상증자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라 대표는 유상증자로 조달한 386억 원 가운데 176억 원을 조인트스템의 미국 임상3상과 품목허가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26억 원, 2020~2022년 매년 50억 원을 투자한다.
라 대표는 현재 조인트스템의 미국 임상3상을 시작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논의하고 있고 올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인트스템은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를 활용한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다. 인공관절 수술 없이 주사기를 이용해 바로 무릎에 약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수술에 비해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라 대표는 올해 초 조인트스템의 임상2상을 마친 뒤 “세계 최초의 중증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인 조인트스템의 효과와 안전성에 자신한다”며 “기필코 미국 식품의국의 판매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차상위 임상시험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신라젠이 항암바이러스 임상3상에서 실패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인보사’의 품목허가가 취소되면서 조인트스템의 임상3상을 두고도 우려 섞인 시선이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기술력을 믿을 수 있느냐 하는 의문이다.
특히 인보사 사태로 줄기세포치료제 자체의 효능과 안전성을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조인트스템은 인보사와 비슷한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란 점에서 인보사 사태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라 대표는 조인트스템과 인보사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한다. 인보사는 유전적으로 조작한 단백질이 주성분이지만 조인트스템은 줄기세포가 주성분으로 진정한 의미의 줄기세포치료제라는 것이다.
네이처셀 관계자는 이를 두고 “인보사와 조인트스템의 치료대상이 비슷하지만 엄밀히 말해서는 다른 치료제”라고 말했다.
인보사의 국내 판매와 미국 임상3상이 중단되면서 대체제가 될 수 있는 조인트스템의 가치는 오히려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조인트스템은 이미 일본에서 2015년 판매허가를 받아 약 1천 명의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투약됐을 만큼 효능과 안전성이 어느 정도 검증됐다.
조인트스템의 성공은 라 대표 개인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라 대표는 현재 과장된 줄기세포치료제 정보로 주가를 조작해 235억 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최고경영자 리스크(위험)가 해소될 때까지 네이처셀에 공격적으로 투자비중을 늘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때 국내 바이오 대장주였던 신라젠은 항암바이러스 ‘펙사벡’의 임상3상에 실패한 뒤 검찰이 신라젠 임원들의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를 조사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도 지난해 신라젠 주식을 매도한 것을 두고 ‘먹튀’ 의혹을 받고 있다.
결국 라 대표가 신약개발을 향한 진정성을 입증하고 주가조작 혐의에서도 벗어나려면 조인트스템 개발에 성공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