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4구역 재개발조합은 27일 부재자 투표를 진행한 데 이어 28일 오후 6시30분 서울 구로구 K컨벤션웨딩홀에서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한다.
고척4구역 재개발조합원은 모두 266명이다. 22일 고척1동주민센터에서 열린 1차 합동설명회에 140여 명이 참석한 만큼 28일 시공사 선정 총회에도 과반 이상이 참석해 무난히 총회 성립요건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수주전은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2파전으로 치러지는데 양측 모두 특화설계와 사업비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3월 리뉴얼한 푸르지오 브랜드와 스카이 커뮤니티뿐 아니라 에스컬레이터 등 경사가 심한 고척4구역의 특성을 반영한 특화설계를 제안했다”며 “사업비 측면에서도 현대엔지니어링보다 150억 원가량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도 “스카이라운지를 비롯한 다양한 커뮤니티와 테마정원 등을 더해 서울 강남에서나 가능한 특화설계를 제안했다”며 “이주비 조건과 건설사 신용등급도 대우건설보다 좋아 사업비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맞섰다.
고척4구역 수주전은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쉽사리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조합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이주비와 사업비, 브랜드 문제 등을 놓고 서로를 비방하는 등 과열된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양측 모두 고척4구역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는 셈인데 현재 각 회사의 상황을 놓고 볼 때 이번 사업은 김형 사장에게 더욱 절실해 보인다.
고척4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구로구 고척동 148 일원을 지하 4층~지상 25층 규모의 공동주택 10개동 983가구의 아파트단지로 탈바꿈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는 1800억 원에 이른다.
도시정비 수주시장 물량이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서 서울에서 펼쳐지는 1천억 원대 재개발사업은 대형 건설사가 충분히 욕심을 낼 만한 사업장이다.
하지만 김 사장에게 더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것이 KDB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시기를 올해 안으로 앞당길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대우건설 지분 50.1%를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로 모두 넘기며 대우건설 매각작업에 속도를 낼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사장은 기업가치 확대에 마음이 조급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수주 한 건 한 건의 가치가 더욱 소중할 수 있다.
더군다나 김 사장이 고척4구역을 따낸다면 10월 시공사 선정이 계획된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으로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
고척4구역은 김 사장이 3월 푸르지오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한 뒤 서울 장위6구역에 이어 2번째로 도전장을 던진 사업장이다.
김 사장은 푸르지오를 리뉴얼한 뒤 TV광고를 통해 국내 주택사업에 의욕적 모습을 보였고 이를 바탕으로 장위6구역을 거머쥐었다.
대형 도시정비 수주전은 브랜드 가치가 큰 영향을 미치는데 김 사장이 장위6구역에 이어 고척4구역까지 연달아 품는다면 새로 선보인 푸르지오 브랜드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진 상황에서 한남3구역 수주전을 치를 수 있게 된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사업비만 1조5천억 원에 이르는 올해 도시정비 수주시장 최대어로 현재 시공능력 평가순위 2위, 3위, 4위, 5위인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이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이 이들을 꺾고 시공권을 손에 쥔다면 시장에서 주택사업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이는 기업가치 확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재개발사업 조합원들은 각 건설사가 다른 주요 사업장에서 최근에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도 관심 있게 지켜본다”며 “한남3구역 같은 대형 재개발사업은 수주전에 임하는 각 건설사의 기세와 최근 성과 등도 성패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