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신라젠에 따르면 문 대표가 펙사벡의 치료 효능을 높이기 위해 면역관문 억제제와 병용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라젠은 현재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리제네론’과 각각 대장암,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펙사벡과 면역관문 억제제를 함께 투여하는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간암을 적응증으로 펙사벡과 면역관문 억제제 ‘옵디보’의 병용투여 임상1상이 진행되고 있다.
문 대표는 19일 펙사벡과 면역관문 억제제를 병용해 대장암, 신장암, 간암 외에도 유방암, 두경부암, 신경내분비 종양 치료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문 대표는 펙사벡과 면역관문 억제제를 함께 투여하면 암 치료에 효과적일 것으로 확신한다.
면역관문 억제제는 암세포가 면역세포(T세포)를 속여 자기를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면역관문’을 제거해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하게 하는 방식으로 암을 치료한다. 하지만 면역관문 억제제는 치료 반응률이 낮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면역관문 억제제와 다른 항암제를 같이 투약하는 방안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특히 펙사벡은 종양세포에 투입돼 증식한 뒤 그 세포를 터뜨리는 동시에 면역세포 활성도를 높이기 때문에 면역관문 억제제와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게다가 면역관문 억제제와 같이 투여하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던 ‘IDO1 억제제’가 최근 연이어 병용투여 임상에서 실패해 항암바이러스 치료제와 면역관문 억제제의 병용요법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문 대표는 20일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에서 “암젠의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임리직’과 머크의 면역관문 억제제 ‘키트루다’의 병용요법 임상3상 결과가 올해 발표되면 함암바이러스 치료제를 향한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병용요법을 확대해 펙사벡을 블록버스터(연매출 1조 원)급 약물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출시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는 암젠의 임리직이 유일한데 임리직은 피부암에만 효과가 있다. 반면 펙사벡은 현재 간암 치료제로 글로벌 임상3상을 거치고 있지만 모든 몸의 기관과 조직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강양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펙사벡은 유방암, 폐암, 위암 등 모든 고형암에 적용할 수 있어 판매허가만 받게 되면 시장성은 사실상 무궁무진하다”고 분석했다.
문 대표는 장기적으로 기존 항암제들이 반드시 펙사벡과 병용투여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를 위해 펙사벡과 기존 항암제를 함께 사용했을 때 약의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문 대표가 이번에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얻는 1100억 원 자금의 상당 부분을 펙사벡 병용요법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최지원 신라젠 연구소장은 올해 1월 언론과 인터뷰에서 “최근 항암 치료계는 단독요법이 아닌 병용치료를 위해 협력하는 추세”라며 “우리는 면역관문 억제제를 경쟁 약물로 생각하기보다 이를 활용해 펙사벡의 치료효능을 높이도록 다양한 각도에서 연구하는 전략을 선
택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