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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김정주, 넥슨 매각하고 '빌 게이츠의 길' 결심했나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19-01-03 14: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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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넥슨(NXC) 대표이사 회장이 25년 동안 키워온 넥슨을 매각하기로 결심을 굳힌 것일까?

김 회장과 넥슨이 게임업계에서 지니는 의미가 결코 작지 않은 만큼 그의 행보를 두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3734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정주</a>, 넥슨 매각하고 '빌 게이츠의 길' 결심했나
김정주 넥슨(NXC) 대표이사 회장.

3일 한 경제매체는 김 회장이 그의 NXC 지분 67.49%와 부인 유정현 NXC 감사의 지분 29.43%, 김 회장의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가 보유한 지분 1.72% 등 모두 98.64%의 NXC 지분을 매물로 내놨다고 보도했다.

NXC는 일본에 상장한 법인 넥슨의 지주회사다. 지주회사란 다른 회사의 주식을 소유해 사업활동을 지배하는 회사를 말한다. 

넥슨코리아 관계자는 김 회장의 회사 매각 보도와 관련해 “아직 파악된 사항이 없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김 회장이 넥슨을 매각한다는 보도를 놓고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올 게 왔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김 회장이 최근 몇 년 동안 게임사업에서 비전을 찾지 못하고 흥미를 잃었다는 말이 진작부터 심심찮게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게임업계는 심야시간 청소년 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규제인 ‘셧다운제’ 확대, 모바일게임 결제한도 제한, 게임중독의 질병화 안건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어려움을 토로해왔다.

김 회장도 지인들에게 20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은 게임산업을 향한 부정적 인식과 규제에 지쳤다고 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NXC 관계자는 "김정주 회장의 넥슨 지분 매각 보도와 관련해서는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면서도 "정부의 게임 규제에 지쳐 회사 매각을 결정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한국 게임산업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 게임업계 1세대다. 

게임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1994년 넥슨을 창업해 1996년 그래픽을 바탕으로 한 PC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를 내놓으면서 국내 PC온라인게임시장에 말 그대로 '바람'을 불러넣었다. 

바람의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서비스 되고 있는 그래픽 바탕의 PC온라인게임이다.

그 뒤로도 여러 게임개발회사들과 인수합병 등을 추진하며 넥슨을 국내 최대 게임회사 가운데 하나로 키워냈다.

다만 넥슨은 국내 게임시장이 모바일게임 위주로 재편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모바일게임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7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6년 국내 PC온라인게임시장 규모는 2015년보다 12% 줄어들었고 앞으로 모바일게임이 국내 게임시장 규모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넥슨은 2018년 3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PC온라인게임 매출 비중이 76%에 이른다. 

김 회장이 고등학교 동창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검찰조사와 재판을 받은 일도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 회장은 2005년 친구인 진 전 검사장에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매입할 대금 4억2500만 원을 비롯해 넥슨 법인의 리스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혐의로 2016년 기소됐다.

김 회장은 이런 혐의와 관련해 2018년 5월11일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로부터 무죄를 받았지만 2년 동안 계속된 검찰조사와 재판에 피로감을 호소해왔다고 알려졌다.

김 회장은 무죄가 확정된 뒤 넥슨 대표 이름의 보도자료를 통해 “저와 제 가족이 보유한 재산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저의 아이들에게 회사의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2018년 5월 이미 넥슨 매각을 결심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넥슨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는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의 향후 거취도 관심사다. 

벤처 성공신화의 주인공이자 네이버 등에 초기 투자를 통해 큰 돈을 버는 등 투자감각도 뛰어난 것으로 유명한 만큼 4차산업혁명 관련 혁신 기술 등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김 회장이 약속한 사회환원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 회장은 어린이재활병원 설립과 벤처 지원 등을 통해 1천억 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바이오와 뇌공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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