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이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사업을 놓고 한숨 돌렸지만 앞으로 가야할 길은 여전히 멀어 보인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정부의 조기 착공 계획에 힘입어 이르면 2019년 상반기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사업의 첫 삽을 뜰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사업을 수주했다는 공시를 낸 지 3년, 현대차그룹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부지를 산 지 5년 만이다.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설사업은 그동안 정부의 심의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했는데 정부는 17일 2019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행정절차를 신속히 처리해 조기 착공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정부 발표로 최근 현대건설에 새 둥지를 튼
정진행 부회장도 한숨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정진행 부회장은 최근 현대차그룹은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해 현대건설로 이동했는데 건설업계는 이를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설사업의 활로를 뚫기 위한 포석으로 바라봤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에서 8년 동안 전략기획 담당으로 일하며 현대차그룹의 의견을 재계와 정부 등에 관철하는 업무를 이끈 ‘대관 전문가’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설사업에서 속도를 내기 위해 정 부회장을 현대건설에 전진배치했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이 2010년 현대건설을 인수하고 2014년 한국전력 부지 매입을 성사하는 과정에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착공을 하더라도 정 부회장이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설사업과 관련해 앞으로 넘어야 할 고비들은 많다.
글로벌 비즈니스센터의 주 빌딩은 높이가 569m로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보다 14m가량 높다.
롯데건설은 롯데월드타워 건설 당시 균열문제, 주변 싱크홀 문제, 화재 사고, 건설 노동자 사망사고, 건자재 추락에 따른 행인 부상 사고 등 각종 사고에 시달렸다.
조기 개장 뒤에도 대형 수족관인 아쿠아리움 누수사고, 출입문 분리사고, 흔들림에 따른 영화관람객 대피사고, 교통대란 등으로 계속해 구설수에 올랐다.
▲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초고층빌딩은 작은 사고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당시 중앙정부와 서울시는 물론 여론도 롯데월드타워 사고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는 롯데월드타워만큼이나 대형 공사인 만큼 공사기간에도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월드타워처럼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현대건설은 이때 정 부회장의 대관 경험 등이 절실할 수 있다.
정 부회장은 현재 현대건설에서 특별한 보직 없이 업무 전반을 두루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설사업을 놓고 “관련 절차의 진행상황을 살펴보고 있다”며 “절차에 맞춰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설사업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105층 높이의 빌딩과 35층 높이의 숙박·업무시설, 6~9층의 전시·컨벤션·공연장용 건물 3개 등 모두 5개 건물을 짓는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설사업의 주 시공사로 현대엔지니어링과 7대3의 지분율로 사업을 진행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