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조만간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을 교체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이 물러난다는 말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나왔지만 소문에 그쳐왔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고용 부진과 경제성장 둔화가 심화되면서 교체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18년 들어 최저임금 인상 등의 경제정책을 놓고 두 사람의 의견 차이가 잇달아 노출됐던 점이 교체설의 시작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도 장 실장이 당정청회의에서 “국민이 2019년에 정부 경제정책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자 김 부총리가 “희망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돌려 반박하기도 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지금까지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교체설을 적극 반박해 왔지만 최근에는 지켜봐야 한다는 태도로 점차 돌아서고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문 대통령이 두 사람의 거취를 연말에 결정할 것이라는 말이 2018년 중순부터 돌았는데 이제 그럴 때가 됐다고 생각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지금 시기에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을 교체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경제 악화에 따른 부담이 큰 상황에서 정부 정책의 추진동력만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3대 경제정책 기조 가운데 '혁신성장'을 사실상 대표하는 인물이다. 장 실장도 '소득주도성장'을 대표하는 인사로 꼽힌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이 한꺼번에 물러나면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 양쪽 정책 모두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처럼 비쳐 야당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최근 문 대통령에게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경질을 잇달아 요구하기도 했다.
야당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2019년도 예산안의 국회 처리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투 톱’인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을 교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말도 나온다.
안상수 한국당 의원(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최근 YTN라디오에서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이 2019년도 예산안의 심의를 마치기 전에 바뀌면 국회를 경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모두 고려해 문 대통령이 2018년 말~2019년 초에 소폭의 추가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인사를 실시하면서 김 부총리와 장 실장도 순차적으로 교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온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을 포함한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진 일부를 단계적으로 교체하면서 경질로 비춰질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고 이들의 정책기조를 이어갈 인사를 후임으로 임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YTN 라디오에서 “정부가 출범한 지 1년6개월이 지나면 개각 수요가 보통 존재하게 된다”며 “(정부 여당에서) 지금 나오는 말도 김 부총리나 장 실장에게 책임을 묻는 경질이 아니고 일상적 개각을 검토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