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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종료 분수령] 2년여 물가와 전쟁, 고금리와 ‘헤어질 결심’ 기로에 선 미국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3-08-21 15: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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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풀린 유동성을 흡수했던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도 과도한 긴축경계론이 비등해지는 상황을 의식하며 오는 9월을 기점으로 한 기준금리 인상 중단을 저울질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리인상 중단 나아가 인하로의 정책 변화가 가져올 나비효과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중국발 경기침체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장기침체 시나리오(L자형, 상저하저)에 시의적절한 통화관리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가 긴축 막바지에 다다른 국내외 정책당국, 시장, 업계의 분위기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① 2년여 물가와의 전쟁, 고금리와 ‘헤어질 결심’ 기로에 선 미국
② ‘부채의 역습’ 경고등 켜진 한국, 이번에도 미국보다 먼저 움직일까
③ 이자이익 잔치 사실상 끝났다, NIM 하락에 대응책 골몰하는 시중은행
④ 금리 상승곡선 꺾이면 2금융권은 웃는다?, 조달금리 숨통 이면 촉각
⑤ 금리인하 관련 상품 준비 분주한 금융투자업계
⑥ 위험자산 선호심리에 가상화폐 시장 기대감 커진다
⑦ 고금리시대 종언이 바꿔놓을 금융투자시장 판도는

[<font color='#949494'>긴축종료</font> 분수령] 2년여 물가와 전쟁, 고금리와 ‘헤어질 결심’ 기로에 선 미국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022년 3월부터 시작한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미국 연방준비제도>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시나브로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물가 둔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사실상 통화긴축이 마무리됐다는 분위기가 한층 시장에 팽배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변수도 있다. 미국 물가가 다시 반등하는 모양새를 보인다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연준이 다시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21일 로이터에 따르면 14일부터 18일까지 경제학자 1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로이터의 설문조사에서 대다수가 연준의 금리인상이 마무리됐다는데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답한 경제학자 99명은 연준이 9월20일에 예정된 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5.25~5.50%로 동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약 80% 정도의 경제학자들은 연준이 올해는 더 이상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도 예상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폭을 예측하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도 20일 기준으로 88.5% 확률로 기준금리가 9월 FOMC에서 동결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금융시장이 연준에서 통화긴축 기조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둔화하고 있는 미국 물가 흐름과 연관이 있다.

미국 물가의 둔화 흐름은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고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3.3%를 밑도는 수치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주요 경제지표로 참고하는 7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지난해 7월과 비교해 4.7% 증가해 시장 전망치인 4.8%를 소폭 밑돌았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도 둔화라는 큰 방향성은 유지될 것이다”며 “다만 원자재 가격 반등, 수요 측면 물가 상승압력 등을 감안하면 둔화 속도는 점차 느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주요 경제지표에 기반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해오고 있기 때문에 둔화하는 물가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결정을 내리기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7월 FOMC를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은 데이터에 달려 있다”며 “다음 회의 때에도 실시간으로 나오는 데이터를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언제까지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인지로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경기침체 우려나 물가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할 수 있다고도 전망하고 있다.

CNN은 20일 “일부 투자자들이 빠르면 내년 초 경제가 곧 악화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에 배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연준이 2년여에 걸친 기준금리 인상을 마무리했다고 해도 당장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연준이 물가 목표치로 삼고 있는 2%대 수준으로 물가가 안정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투자회사 BMO캐피탈마켓의 살 과티에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낮추는 움직임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돌아오는 부진한 흐름을 고려할 때 2024년 6월쯤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ont color='#949494'>긴축종료</font> 분수령] 2년여 물가와 전쟁, 고금리와 ‘헤어질 결심’ 기로에 선 미국
▲ 둔화세를 보이는 미국 물가가 다시 반등한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사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건물.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준이 시장의 기대와 달리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다. 

둔화 흐름을 보이던 물가가 다시 반등할 경우 연준은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에 주저하지 않을 수 있다. 

7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위원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는 여러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내비쳤다.

당장 24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경제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에서도 파월 의장이 통화긴축을 강조하는 매파적 발언을 쏟아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9월 FOMC가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FOMC의 회의에 따른 기준금리 결정과 이날 연준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라 통화긴축 정책이 마침표를 찍었는지 여부와 기준금리 인하 시점 등을 예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90%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연준이 인상을 쉬었다가 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지는 못하다”며 “9월 회의는 기준금리의 변곡점이 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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