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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교사' 허용도, '태웅'을 풍력발전 부품기업으로 키우다

임주연 기자 june@businesspost.co.kr 2017-05-17 15: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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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기용 대형부품 제조기업 태웅이 원재료인 철강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원가절감효과로 수익성을 강화하게 됐다. 

허용도 회장은 1981년 태웅을 설립하고 세계 풍력발전기 부품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확보한 중견기업으로 키워냈다. 

◆ 제강공장 건립으로 가격경쟁력 확보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태웅은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률이 무려 5.3%를 기록했다”며 “제강(강철 생산) 설비 가동에 따른 재가열비와 운반비 절감 등의 원가개선효과가 확연히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섬마을 교사' 허용도, '태웅'을 풍력발전 부품기업으로 키우다  
▲ 허용도 태웅 회장.
태웅은 조선·선박엔진용 부품과 풍력설비, 발전소 설비 등을 생산하는 단조사업과 소재사업을 함께 하는 기업이다.

태웅은 단조사업의 원재료로 철을 사용해왔는데 지난해 11월18일 부산 화전산업단지에 철을 만드는 공장을 직접 지어 소재사업에까지 뛰어들면서 일괄생산체제를 구축했다. 기존에 단조품 매출에서 원소재가 차지하는 원가비중은 70%에 이르렀는데 이를 20%포인트 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웅은 세계 풍력발전소 부품시장의 20~30%대를 점유하고 있는 업계 1위기업으로 글로벌 에너지기업 베스타스와 GE, 지멘스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풍력터빈용 부품인 ‘메인샤프트’와 ‘플랜지’ 등을 납품해왔는데 업황이 악화되면서 가격경쟁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허 회장은 공장설립을 추진할 당시 “경기가 불확실한 시기에 공장을 짓는 것에 일부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으나 20여 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온 사업인 만큼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허 대표의 예상은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태웅은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이익률이 올해 8.9%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보다 2.4%포인트 증가하는 것이다. 이후로도 2019년까지 매년 2%포인트 이상씩 영업이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허용도, 뚝심으로 단조사업 강화

허용도 회장은 바람 많은 통영시 욕지섬의 초등학교 교사였다. 끊임없이 불어오는 바람을 전기로 만드는 풍력발전기의 부품제조에 집중해 연간 3천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키워냈다.

허 회장은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가축을 기르면 형편이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진주농림고 축산학과에 들어갔다.

  '섬마을 교사' 허용도, '태웅'을 풍력발전 부품기업으로 키우다  
▲ 태웅의 단조공장 정경.
하지만 부모는 교사가 되기를 원했고 허 회장은 진주교대를 졸업한 뒤 욕지섬에서 2년 동안 교사로 지냈다. 이후 김해의 초등학교로 발령이 나자 동아대 경제학과 3학년에 편입해 중고등학교 교사 자격증을 준비했다.

그러다 우연히 사업을 도와달라는 사촌형의 부탁을 받았다. 허 회장은 그때 단조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사촌형의 회사가 경영악화로 공중분해되자 그는 1981년 ‘태웅단조공업사’를 설립했다. 수중에 있던 돈은 1천만 원이 전부였다. 700만 원이었던 전셋집을 400만 원짜리로 옮겨 1300만 원을 종잣돈으로 삼았다.

태웅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국내 최초로 링단조기계를 들여온 후부터다. 허 회장은 교사 출신이라는 점에 후한 점수를 얻어 기술신용보증기금과 외환은행으로부터 10억여 원을 빌려 일본에서 기계를 샀다. 허 회장은 이 기계로 품질은 비슷하지만 수입하는 것보다 가격이 싼 제품을 생산해 국내시장에 내놓으며 점유율을 줄곧 높여갔다.

태웅은 2001년 코스닥에 입성한 뒤 2008년 말에는 코스닥 대장주에 등극했다. 이에 허 회장은 2009년 코스닥 주식부자 1위(6730억 원)를 차지하기도 했다.

2010년 무렵부터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유가가 하락하자 태웅의 부품으로 만드는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이 줄었고 덩달아 신규수주가 부진해졌다.

하지만 허 회장은 그동안 비축해둔 내부자금 5천억 원으로 제강공장을 지으면서 주요 사업영역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 그 결과 태웅은 원재료 생산능력 확보로 기존의 튼튼한 시장점유율에 수익성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허 회장은 지난해 11월 제강공장 준공식에서 “원소재 자체 제조기술을 확보해 대용량 해상풍력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고부가 가치산업인 특수강·스테인레스강 등의 특수합금 단조와 항공우주부품과 비철금속 단조품 개발 등 미래산업에도 나아가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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