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19-05-31 17: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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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재편한 뒤 내놓은 '갤럭시M' 시리즈가 인도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며 선두업체인 중국 샤오미와 점유율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가격 대비 성능을 기존 중저가 스마트폰보다 개선하는 한편 온라인 유통망에 집중해 젊은 세대를 주요 수요층으로 공략한 삼성전자의 전략 변화가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
31일 전자전문매체 91모바일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2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한 갤럭시M 시리즈의 누적 판매량이 200만 대를 넘었다.
삼성전자가 2월 내놓은 갤럭시M10과 M20, 3월 출시한 M30을 모두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판매한 점을 놓고 보면 뛰어난 판매성과를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아심 와르시 삼성전자 인도법인 부사장은 91모바일과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인도에서 온라인 스마트폰 매출목표를 지난해의 2배 수준인 10억 달러로 잡았다"고 말했다.
갤럭시M 시리즈의 초반 판매 호조로 강력한 자신감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기존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인 갤럭시J 시리즈를 단종하면서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크게 갤럭시M과 갤럭시A 두 종류로 나누는 재편 작업을 실시했다.
중저가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인도에서 지난해 중국 샤오미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오르자 삼성전자가 적극적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시장 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2017년 4분기에 처음 샤오미에 판매량 점유율 1위를 내준 뒤 2019년 1분기까지 계속 2위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갤럭시M 시리즈의 초반 판매호조 효과로 샤오미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4분기 11.5%포인트에서 1분기 7.4%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는 6월 중 갤럭시M 새 모델 'M40' 출시도 앞두고 있어 지금과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인도시장에서 다시 샤오미를 꺾고 점유율 선두를 탈환할 기회를 노릴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M을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면서 갤럭시J 시리즈보다 대체로 가격 대비 성능을 높여 내놓은 것은 샤오미의 급성장전략을 차용해 정면승부를 건 것으로 분석된다.
샤오미가 인도 스마트폰시장에 진출하자마자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해 낮은 가격에 충분히 쓸만한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으로 주목받으면서 소비자들에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온라인쇼핑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겨냥해 갤럭시M의 제품 설계에도 젊은 소비자층의 취향을 반영하면서 경쟁력을 높였다.
갤럭시M10의 가격은 10만 원대, 갤럭시M20 가격은 20만 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카메라 성능이 모두 같은 가격대의 기존 중저가 스마트폰보다 대폭 개선됐다.
갤럭시M30은 20만 원대의 가격에도 풀HD+급 디스플레이, 트리플 카메라 등 고가부품을 갖춰 미디어 이용이나 카메라 촬영을 중요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에 잘 맞는다.
▲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M10'과 '갤럭시M20'.
와르시 부사장은 삼성전자 인도 뉴스룸을 통해 “갤럭시M 시리즈는 밀레니얼 세대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의미 있는 혁신과 고객과 약속을 담은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4월 인도에서 9만 원 미만의 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2코어'도 출시하면서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계속 보강하고 있다.
샤오미를 꺾고 인도시장 1위를 다시 수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볼 수 있다.
인도 스마트폰시장은 세계 스마트폰 수요가 전반적으로 침체한 상황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가장 주목하는 시장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도 스마트폰시장은 여전히 연간 10%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며 올해 미국을 넘고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스마트폰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하지만 인도시장의 성장은 곧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