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D램 신생업체 창신신차오가 정부 펀드에서 7조 원 가까운 자금을 투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메모리반도체 참고용 이미지. < CXMT > |
[비즈니스포스트] 메모리반도체인 D램을 전문으로 하는 중국 신생기업이 7조 원에 이르는 정부 자금을 지원받아 연구개발 및 생산 투자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주력사업에 해당하는 만큼 중국의 공격적인 물량공세 전략에 한국이 갈수록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6일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중국 창신신차오 메모리 테크놀로지스는 중국 정부와 관련된 투자자들로부터 모두 390억 위안(약 6조95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중국 정부에서 조성한 대규모 반도체산업 지원 펀드가 창신신차오 지분 약 33%를 확보하며 사실상 국영기업에 가까운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창신신차오는 새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D램 생산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반도체산업 규제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공급망을 갖춰내는 데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창신신차오는 2021년 설립된 신생기업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에서 이처럼 막대한 자금 지원을 받게 된 것은 이례적으로 꼽힌다.
하지만 창신신차오가 중국 최대 D램업체인 창신메모리(CXMT)와 함께 허베이에 본사를 두고 일부 임원과 대주주도 공유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기업은 매우 깊은 연관성을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10월31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창신신차오는 중국 정부펀드에서 145억6천만 위안(약 2조6천억 원)에 이르는 투자를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었다.
이번에 닛케이아시아 및 블룸버그가 보도한 내용을 보면 실제로 신규 투자를 받은 금액은 이를 훨씬 웃돈다.
중국 정부가 그만큼 자국 반도체기업 육성에 공격적인 의지를 두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D램은 한국 대표 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이다.
따라서 창신신차오와 같은 중국 경쟁사가 정부 지원을 받아 공격적으로 D램 생산을 확대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이들 기업은 물론 한국 반도체산업 전반에도 위협적 요소로 꼽힌다.
다만 미국은 물론 일본과 네덜란드 등 주요 동맹국에서 중국에 반도체 생산장비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중국 반도체기업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어도 공격적으로 생산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기술력이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만큼 해외에서 장비를 수입할 수 없다면 생산 능력을 키우거나 고사양 반도체를 양산하는 데 한계를 맞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자국 반도체기업 지원 의지는 오히려 더욱 강해지고 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반도체산업 지원 펀드에 현재까지 모두 3400억 위안(약 60조6천억 원)의 자금을 조성했다. 현재는 3천억 위안(약 53조5천억 원)의 추가 자금을 들이는 방안이 추가로 논의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