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반도체 갈등을 소재로 한 중국 드라마가 방영된다. '아적중국심' 예고편의 한 장면. <유쿠>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반도체산업을 겨냥한 미국 정부의 규제를 소재로 활용하는 드라마가 나온다. 중국 기업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노광장비 핵심 기술을 자체개발하는 데 성공하는 내용이다.
해당 드라마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최근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힘을 싣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의 반도체장비 및 소재 자급화 목표를 반영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10일 “첨단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쉽지 않은 노력이 드라마로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그룹의 동영상 플랫폼 ‘유쿠’에서 방영되는 오리지널 드라마 ‘아적중국심(我的中国芯)’은 중국의 한 기술 스타트업에서 벌어지는 일을 주요 소재로 한다.
해외 국가의 무역 규제로 중국에 도입할 수 없게 된 반도체 생산용 노광장비 기술을 해당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해 상용화하는 데 성공한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지원이 이뤄졌고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을 회사와 국가 차원에서 모두 중요한 목표로 두고 있다는 점도 드라마 속 설정으로 포함되어 있다.
기술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중국과 해외 국가의 무역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지만 결국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고 중국의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목표에 기여하게 된다.
블룸버그가 이 드라마에 주목한 이유는 주요 설정과 소재가 모두 현실을 뚜렷하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동맹국인 네덜란드를 통해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이 중국에 EUV와 DUV 등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첨단 노광장비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일본도 고사양 반도체장비 및 소재를 중국에 수출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 반도체산업을 겨냥한 무역규제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의 공세에 대응해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해외 기업의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핵심 기술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블룸버그가 소개한 드라마의 내용은 중국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결실로 이어지는 상황을 가정한 셈이다.
하지만 현실적 관점에서 중국이 단기간에 이런 목표를 실현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현지 업체들의 기술력이 해외 반도체 장비기업들과 비교해 크게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은 뒤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 하거나 문서를 조작해 보조금을 받은 현지 기업들의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결국 이번에 나오는 드라마의 소재와 내용은 결국 시진핑 주석의 완전한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을 위한 꿈을 반영하는 픽션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드라마 제목인 아적중국심을 직역하면 ‘나의 중국 반도체’라는 뜻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