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기업의 올해 실적이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수출 규제 영향으로 불안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중국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22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대형 반도체기업들이 최근 발표한 실적은 미국의 강경한 대중국 무역 정책에 따른 영향을 경고하는 신호로 분석된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실적 부진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 |
미국 정부가 중국 반도체산업 성장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두고 시행한 수출 규제 등 조치가 세계 반도체 업황 전반에 악재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사업 영업이익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0% 이상 줄어들었다는 점을 대표적 예시로 들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에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손실 및 순손실을 내며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도 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됐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에 따라 나타난 수요와 공급 불균형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과 반도체 등 전자제품 공급망에서 ‘디커플링’을 시도하면서 반도체 수요 감소를 이끌고 자연히 재고가 늘어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타임스는 “다수의 해외 반도체기업은 중국의 경제 회복에 따른 반도체 수요 반등을 기대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미국의 정치적 압박으로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세계 반도체 주요 시장에 해당하는 만큼 각국 정부와 세계 반도체기업이 이번 실적 부진을 계기로 미국과 협력 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권고도 이어졌다.
전 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미국 정부의 전략에 동참한다면 중국 시장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움직임이 전 세계 반도체시장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방해할 것이라며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다만 글로벌타임스와 같은 관영매체는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미국의 중국 반도체산업 규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다소 근거가 부족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