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 급감은 미국 정부의 압박에 따른 악영향을 경고하는 계기에 해당한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주장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미국 정부의 압박에 대한 경고 역할을 한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주장이 나왔다.
미국 정부가 지금과 같이 한국 반도체기업의 중국 투자 등을 압박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업에 훨씬 큰 타격이 덮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1일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영업이익 감소는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충분히 예상된 일”이라며 “그러나 시장 전망치와 비교하면 더욱 나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2022년 4분기 반도체사업부에서 올린 영업이익은 2700억 원으로 2021년 같은 기간보다 약 97% 감소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익 급감이 전 세계 반도체산업에 강력한 경종을 울리게 됐다고 전했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인텔, 일본 키오시아 등 다른 주요 반도체기업도 올해 반도체 생산량을 줄이거나 인력과 투자를 감축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꼽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전 세계 반도체산업이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미국 정부의 수출규제를 들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 수출규제 조치를 강화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 반도체기업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가 한국과 중국, 대만을 끌어들이는 반도체 국가 연합 ‘칩4 동맹’을 구축해 중국 반도체산업을 압박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예시로 제시됐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정치적 목적을 두고 중국을 압박하면서 반도체시장의 질서를 해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런 상황은 한국 반도체산업을 비롯한 경제 전반에 악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각국 정부는 갈수록 심해지는 미국 정부의 압박에 맞서 국익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며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대신 반도체 업황 악화의 타격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시장에서 반도체기업의 공장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내걸고 있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에 올랐다.
글로벌타임스는 반도체 기술 발전이 특정 국가의 지원에 의존할 수는 없다며 결국 반도체기업들이 영향력 있는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권고를 내놓았다.
반도체기업들이 미국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대신 세계 최대 반도체시장인 중국과 거래를 오히려 확대하며 성장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정부는 중국을 고립시키는 전략으로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지배력을 얻을 것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며 “이러한 전략은 반도체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외면받고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