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월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이 중국에 경제적 의존을 낮추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경고’가 나왔다.
한국이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세력에 합류하는 대신 중국과 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경제적 악영향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16일 “시진핑 주석은 윤 대통령을 만나 글로벌 주요 산업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약 25분 동안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뒤 한중 정상회담이 진행된 것은 처음이다.
시 주석은 중국이 아시아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안정화시킬 수 있도록 한국과 협력하는 데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경제가 매우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는 만큼 공동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다양한 전략적 협력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는 제안도 이어졌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제조산업, 전기차 등 친환경 분야에 관련한 협력 가능성이 언급됐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한국과 중국의 협력은 상당한 경제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반도체와 같은 산업에서 더 많은 협업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이 이처럼 한중 관계 강화를 강조한 이유는 미국 정부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주변 국가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 역시 이런 의견에 힘을 실으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이 미국 정부의 압박을 극복하고 중국과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는 권고를 내놓았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대만을 포함하는 칩4 동맹을 구축하려 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런 세력에 합류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중국에 반도체 수출 등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독립적이고 성숙한 관점에서 중국과 협력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을 겨냥한 사실상의 경고에 해당하는 분석도 이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중국과 협력에 제한을 두고 다른 국가의 세력에 합류한다면 경제 성장과 발전, 외교와 무역 측면에서 악영향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전했다.
한국이 지금과 같이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에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보인다면 중국 정부 차원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에 해당한다.
다른 관영매체인 차이나데일리도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두고 “시 주석은 한국이 평화와 안정을 시키기 위해 중국과 힘을 합쳐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은 두 국가의 뚜렷한 입장 차이를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이나데일리는 “폭넓은 협력을 통해 전 세계의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시 주석의 입장은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며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내면서 다른 국가들에 모범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