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 CJCGV 대표이사가 세계 1위 컬처플렉스로 올라서기 위해 해외사업 비중을 계속 늘리고 있다.
국내사업에서 성장이 침체되자 해외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이지만 외부요인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위험도 안게 됐다.
19일 CJCGV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해외사업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 관객 수가 국내 관객 수를 넘어선 데 이어 1분기에는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CJCGV의 해외 관객 수는 1억736만 명으로 국내 관객 수 1억376만 명보다 359만 명 더 많았다.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은 2210억 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매출 2202억 원을 넘어섰다.
서 대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비전 아래 2020년까지 CJCGV를 세계 1위 컬처플렉스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CJCGV 전체 영화관 가운데 86%를 해외에 두기로 했다.
CJCGV는 2분기 기준 세계에서 5위 규모의 컬처플렉스회사인데 2020년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해외 비중을 늘리는 데 더욱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외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CJCGV의 실적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위험도 안게 됐다.
국내사업과 달리 해외사업은 환율, 정세 변화 등 다양한 변수에 노출될 수밖에 없어 CJCGV의 매출 등락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엽 미래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CJCGV는 터키와 중국에서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화 강세를 불러오고 있을 뿐 아니라 문화소비 자체도 억누르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다만 중국과 터키에서 반등의 기미가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라고 바라봤다.
CJCGV가 2분기에 내놓은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여기에는 주요 사업장인 터키 법인의 부진이 큰 영향을 끼쳤다.
2분기 정치와 경제적으로 큰 혼란을 겪으면서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했다. 터키 리라화 환율은 13일 원/리라화 기준 23.46% 폭락하는 등 최근 가치가 급락했다.
CJCGV도 2분기 터키 법인에서 영업손실을 보면서 전체 영업이익도 3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실적 발표에 앞서 증권가 등에서는 CJCGV가 2분기 영업이익 119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했는 데 훨씬 미치지 못했다.
이런 실적 변동성은 CJCGV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9일 실적을 발표한 지 2거래일 뒤인 13일 CJCGV 주가는 직전거래일보다 10% 내린 5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서 대표는 CJCGV의 새 기회를 계속 해외에서 찾을 것으로 보인다.
서 대표는 7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매출이 국내를 넘어선다는 것은 CJCGV의 글로벌 컬처플렉스 비전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라며 “기존 시장의 경쟁에서 벗어나 새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블루오션’을 찾을 때”라고 말했다.
올해 중국 총 박스오피스 성장률이 최대 15%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 터키 등의 박스오피스의 평균 성장률도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총 관객 수는 2012년 1억1400만 명에서 지난해 1억1300만 명으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CJCGV는 2016년 터키 최대 극장 사업자인 마르스엔터테인먼트그룹을 2천억 원에 인수한 뒤 터키에서 시장 점유율 1위 영화관 회사로 성장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도 시장 점유율로 볼 때 1위와 2위를 각각 지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