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i30N 공개를 시작으로 고성능차사업을 본격화한 지 1년이 지났다.
‘독일에서 온 고성능차 전문가’ 알버트 비어만 현대자동차 시험고성능차담당 사장의 성과와 리더십이 합격점을 받았다.
▲ 알버트 비어만 현대자동차 시험고성능차담당 사장. |
29일 현대차에 따르면 1년 전 유럽에서 공개한 고성능 N 제품군의 첫 작품 i30N은 ‘고성능차 본고장’ 독일에서 가장 많은 판매실적을 내며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i30N은 2017년 7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이후 9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됐다.
2018년 6월까지 10개월 동안 독일, 영국, 호주를 중심으로 세계에서 누적 기준 4천 대 이상이 팔렸다.
고성능 N 제품군의 2번째 모델로 출시된 벨로스터N도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현대차는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벨로스터N을 공개한 뒤 6월 국내에 벨로스터N을 선보였다.
6월 국내에서 벨로스터N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6영업일만에 500대 이상의 예약이 몰렸다. 벨로스터 기본 모델이 국내에서 매달 300~400대 정도가 팔렸던 점을 감안하면 '청출어람'이다.
고성능 N 제품은 대중차와 비교해 판매량 규모가 크지 않지만 브랜드 이미지 개선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현대차 내부에서는 고성능 N 제품군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능 N 제품군의 성과 덕에 비어만 사장의 리더십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비어만 사장은 2018년 초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차그룹 외국인 임원 가운데 두 번째 사장 승진자가 됐다.
2015년 연말에 BMW에서 현대차로 자리를 옮긴 지 2년 남짓한 짧은 기간에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비어만 사장은 BMW에서 고성능 브랜드 M을 포함해 포함해 30년 동안 고성능차를 개발해 온 세계적 전문가로 현대차의 고성능차사업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됐다.
그는 BMW에서 서스펜션 테스트 엔지니어부터 시작해 모터스포츠 테스트 엔지니어 등을 거치면서 수준급 운전 실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능 N 제품의 테스트 주행에서 그보다 더 뛰어난 사람은 없다는 평가가 과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 알버트 비어만 현대자동차 시험고성능차담당 사장이 2018년 1월15일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모터쇼)’ 언론 공개행사에서 벨로스터N을 소개하고 있다. |
비어만 사장이 일찌감치 사장에 승진할 수 있었던 데는 내부 평판도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처음 현대차로 자리를 옮겼을 때 직원들이 회식 자리에서 그의 이름에서 따온 ‘맥주(비어)만’이라는 구호를 외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술자리를 마련하거나 부하 직원의 결혼식 주례까지 맡는 등 독일인은 꼿꼿하다는 선입견을 깨는 친화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현대차 직원들은 입을 모았다.
비어만 사장이 이끄는 시험고성능차부문은 출시 차량의 선전과 비어만 사장의 강력한 리더십에 힘입어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고급차 제네시스와 함께 고성능차 N 브랜드를 키워 분사할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현대차는 3월 고성능차와 모터스포츠사업을 전담하는 고성능사업부를 신설하고 BMW M 브랜드 북남미 사업총괄 임원 출신 토마스 쉬미에라를 고성능사업부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같은 M 브랜드 출신 임원을 영입해 고성능차사업에서 비어만 사장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현대차는 하반기 미국에서 벨로스터N, 유럽에서 i30패스트백N을 출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르면 2020년 출시를 목표로 고성능 N 브랜드 전용 스포츠카도 개발하고 있다.
고성능 N 브랜드를 모터스포츠 경주용 차량, 고성능 전용 스포츠카, 양산차 기반 N 모델, 패키지 형태의 N 라인, 개별적 N 옵션 등으로 세분화해 외연을 확대하는 장기 전략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