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람이 에어컨을 발명한 윌리스 캐리어다. 잠시 틈을 내서 감사하고 가자." <레딧닷컴> |
"인간과 에어컨 가운데 하나만 고르라면 나는 에어컨을 고르겠다." (우디 앨런)
"사랑이란 에어컨 앞자리를 기꺼이 양보하는 것이다." (러브이즈코믹스닷컴)
폭염이 매년 갈수록 맹위를 떨침에 따라 에어컨의 신통함도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 에어컨을 발명한 사람은 누굴까?
미국 '내셔널리뷰' 최신호는 "셰익스피어는 여름의 아름다움을 노래했지만 그것도 에어컨이 있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며 "천재 윌리스 캐리어 박사 덕분에 뉴욕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더욱 좋아진다"고 보도했다.
아이퍼니닷컴, 레딧닷컴 등 글로벌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들도 캐리어 박사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다양한 사진들을 만들어 유포하고 있다.
에어컨은 정확히 116년 전, 1902년 7월17일에 발명됐다.
캐리어 박사의 업적을 기리는 웹사이트 윌리스캐리어닷컴은 "에어컨의 발명으로 인류가 일하고 놀고 사는 방식은 영원히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윌리스 캐리어 박사는 공조(공기의 조절) 기계공학 엔지니어 출신이다.
1902년 기계설비제조회사 ‘버팔로 포지’의 1년차 사원이었다. 당시 뉴욕 브룩클린의 한 인쇄소로부터 ‘습도가 높아 인쇄물을 제대로 인쇄할 수 없으니 습기를 없애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캐리어 박사는 해결책을 만들기 위해 밤낮없이 궁리하던 가운데 피츠버그 기차 승강장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안개 낀 승강장을 바라보다가 온도와 습도, 이슬점의 관계에 주목해 냉매를 이용해 습기를 제거하고 온도를 내리는 방안을 착안한 것이다.
이 깨달음은 습기 제거기의 발명으로 이어졌고 캐리어 박사는 불과 25살의 나이로 기술개발팀장에 올랐다.
그는 인쇄소에 적용한 기계의 원리를 반대로 이용해 직물공장에서 습도를 높이는 설비도 개발했다.
캐리어 박사는 1906년에 온습도에 관련된 기술을 모두 모은 ‘공기 조절 설비’ 특허를 따냈다. 이 설비를 이용해 여러 고객의 요청을 해결해줬지만 버팔로 포지는 내부 사정으로 1914년에 캐리어 박사의 부서를 폐지하게 됐다.
캐리어 박사는 1915년 6명의 친구들과 함께 '캐리어 공학'이라는 회사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에어컨의 상업화에 들어갔다. 캐리어에어컨의 시초다.
캐리어 박사는 1922년 터보냉동기를 발명해 넓은 공간의 공기를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1924년 여름 디트로이트 허드슨 백화점에 터보냉동기를 시연했는데 당시 백화점 세일에 몰려든 고객들은 마법과도 같은 쾌적함을 맛봤고 입소문이 빠르게 번졌다.
1925년에는 극장가에 에어컨을 설치해 극장산업의 붐에 일조하기도 했다.
캐리어 박사는 1876년 11월에 미국 뉴욕 앙골라 동부의 해안가에서 태어나 1950년 7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대가족의 독자로 자라나 코넬 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했다. 대학을 4년 장학생으로 졸업한 뒤 ‘버팔로 포지’에서 1901년부터 기술자로 일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