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라인페이로 옮겨가고 있다. 앞으로 3~4년 안에 아시아 4개국 모바일결제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대표이사는 지난해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라인 본사에서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대표이사.
그의 목표는 라인을 ‘모바일 결제시장’에서도 1위로 만드는 것이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1위 모바일 메신저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세계 모바일 앱 매출 1위’를 차지했다.
금융사업이 네이버의 강력한 새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이데자와 대표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라인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네이버 전체 매출의 약 40% 가까이에 이를 만큼 네이버의 실적에도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이데자와 대표는 ‘컬처라이즈(Culture+Localize)’라는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라인페이를 동남아시아 나라들에 뿌리내리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데자와 대표는 2017년 1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의 기조연설에서 “일본에서는 라인으로 택시를 부르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라인으로 오토바이를 부른다”며 “현지문화에 녹아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라인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서비스를 하나로 통일해 제공하는 미국 정보통신(IT) 회사들과 라인의 가장 큰 차별점도 바로 현지화에 있다고 설명한다.
라인은 2014년 일본에 처음으로 모바일결제 서비스 ‘라인페이’를 출시했는데 라인 결제액은 2016년 4분기 약112억 원(11억 엔)에서 2017년 4분기에 약 2조3170억 원(2280억 엔)으로 1년 만에 20배 가까이 성장했다.
가파른 성장세 뒤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녹아 있다. 대표적으로 라인은 지난해 일본인들이 신년에 세뱃돈 주머니를 선물하는 풍습에서 착안해 라인으로 세뱃돈 주머니와 메시지를 보내는 행사를 했는데 석 달 동안 무려 2449만 명이 참가했다.
대만에서는 라인프렌즈 신용카드를 선보여 1년 만에 150만 장 발급이라는 이례없는 성과를 냈다. 대만에서 인기가 높은 캐릭터 라인프렌즈를 앞세운 전략으로 대만인의 마음을 뺏는데 성공한 것이다.
태국에 라인프렌즈 큐알코드라는 참신한 서비스를 선보여 주목받기도 했다. 라인프렌즈 큐알코드는 사용자가 라맹점에서 라인페이를 스캔하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서비스다. 대만의 한 경제지에 라인페이가 소개되기도 했다.
라인은 작게는 가계부부터 전문가의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라인보험, 라인투자, 라인주식, 라인대출 등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모회사 네이버의 성장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데자와 대표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까지 지켜온 20%대 영업이익률이 1분기 19.6%로 무너졌다. 당분간 저수익 기조가 이어질 것이 전망이 우세하다. 인공지능(AI)과 자회사 라인을 앞세워 핀테크, 라인페이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최근 플랫폼으로서 영향력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튜브 등 해외사업자에 검색시장을 빼앗기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말도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올해 성과는 라인에서 신규 커머스 광고상품을 출시하는 데 달려 있다”며 “거래액, 이용자 수 등 사업지표가 호조를 보이면 좋은 성과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자와 대표가 라인의 금융사업을 두고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속도를 늦출 수 없는 이유다.
▲ 2018년 4월20일 열린 '라인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발표자가 라인페이를 소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
이데자와 대표는 일본 보험회사 출신이다. 그를 라인의 대표이사에 앉힌 것도 금융사업을 키우겠다는 네이버의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이데자와 대표는 1973년 6월9일 태어났다. 1996년 와세다대학교를 졸업한 뒤 아사히 생명보험에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2013년 4월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 이사와 2014년 1월 라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2014년 4월부터 대표이사로서 라인을 이끌고 있다.
이데자와 대표의 최종 목표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스마트 포털화'다.
그는 라인 안에서 이용자가 모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스마트 포털을 조성하겠다는 큰 그림 아래 라인의 금융 서비스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2011년 3월11일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을 계기로 같은 해 6월 모바일 메신저로 출시됐다. 출시된 뒤 3년 만에 전 세계 5억 명이 쓰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현재 모두 230여 개국에서 17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메신저 서비스로서 압도적 위상을 활용해 이미 음식 배달, 택시, 만화, 음악 등 여러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