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압도적 양의 동양상 콘텐츠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어 검색시장도 파고들 잠재력을 지녔다.
▲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20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젊은 세대들이 가장 즐겨하는 앱으로 자리잡으면서 검색시장도 유튜브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유튜브는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에서 가장 오랜 시간 사용되는 앱으로 성장했다.
15일 앱 분석회사 와이즈앱의 발표에 따르면 유튜브는 4월 기준 사용시간이 모두 258억 분으로 카카오톡(189억 분), 네이버(126억 분)을 훌쩍 뛰어넘었다. 2016년 3월만 해도 총 사용시간이 79억 분이었는데 지난해 8월 역전해 2년 동안 정상을 놓지 않고 있다.
4월 유튜브 앱의 월간 순 사용자수(MAU)도 2924만 명에 이르렀다.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글이나 그림이 아닌 동영상 검색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워낙 다양한 동영상이 제작되고 있는 데다 길찾기, 요리법, 화장법 등 동영상으로 찾아보는 것이 훨씬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들은 이제 궁금한 내용이 생기면 포털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 유튜브에서 검색해 동영상으로 검색결과를 찾아본다”며 “동영상은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결과물로 글이나 그림이 나오는 것이 당연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네이버에 큰 거대한 위협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네이버의 동영상광고 매출 점유율은 2016년보다 2.2%포인트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유튜브는 4.2%포인트 늘어났다.
네이버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2월21일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8’에서 “유튜브의 이용성향이 단순한 동영상 시청에서 검색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유튜브는 동영상분야의 경쟁자가 아닌 플랫폼 자체 경쟁자로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앞으로 관련 문서를 찾아주는 방식의 검색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용자 관심에 맞춘 ‘맞춤형 검색 결과’로 검색 서비스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가 올해 동영상과 관련해 투자를 대폭 늘리는 것도 유튜브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예산 규모나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네이버는 양질의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하고 플랫폼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최근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회사 웨이브미디어 유상증자에도 768억 원 규모로 참여했다.
하지만 네이버가 유튜브의 성장세를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유튜브는 전 세계에서 동영상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어 국내 콘텐츠에 집중된 구조의 네이버를 압도한다. 유튜브는 최근 로그인을 해서 유튜브를 이용하는 사람이 한 달에 18억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중국 인구보다 많은 숫자다.
동영상을 올리는 데 여러 규제를 둔 네이버와 달리 유튜브는 별 다른 규제를 두고 있지 않아 앞으로 콘텐츠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색 점유율이 광고 매출과 직결된다는 점은 네이버에 부담이다.
네이버 전체 매출 가운데 70%가 광고수입으로 추정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매출 1조2659억 원 가운데 검색광고와 쇼핑 등이 포함된 비즈니스플랫폼 매출로 5744억 원을 거뒀다.
3월23일 열린 네이버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는 “네이버가 유튜브에서 검색광고 시장마저 뺏기는 것이 아니냐”며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알려 달라”고 말했다.
박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쇼핑과 검색광고의 견고한 성장세 덕에 2019년까지 두 자릿수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동영상광고에서 점유율이 낮은 만큼 앞으로 네이버의 대응전략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