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규제 완화와 기업 성장의 지원을 중심으로 핀테크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금융위는 3월 핀테크 혁신 활성화방안을 내놓았다.
올해 안에 금융혁신 지원 특별법을 만들어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된 핀테크기업과 금융회사에게 최대 4년 동안 규제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금융위는 혁신금융사업자에게 금융 규제를 기본 2년 면제하고 필요하면 2년 더 연장해준다.
혁신금융사업자가 혁신적 금융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하면 최대 1년 동안 배타적 운영권도 보장하기로 했다.
특별법 제정 이전에는 금융 테스트베드를 시행해 핀테크사업자가 가상공간에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사업을 실험할 수 있도록 하고 핀테크기업에게 금전 제공 계획도 세웠다.
금융위는 4월26일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모바일결제 활성화’ 간담회를 열어 낮은 수수료와 간편한 결제 등이 가능하도록 모바일결제 활성화에 힘쓰기로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열린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핀테크 혁신은 과거에 상상도 못했던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창출할 것”이라며 “핀테크기업들을 키우기 위해 투자시장을 육성하고 금융 규제는 유연하게 적용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가 핀테크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는 것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규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강해서 산업의 성장을 막는다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정보통신 벤처기업들의 기술과 월가의 금융 서비스를 결합해 빠른 속도로 핀테크시장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영국에서는 정부 주도로 세계 최초로 규제 ‘샌드박스’가 도입돼 핀테크기업들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규제 샌드박스란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등장하면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중국도 핀테크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2017년 글로벌 핀테크 투자 규모에서 미국(71억 달러)와 영국(18억 달러)에 이어 중국이 3위(16억 달러)를 차지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규제가 많고 금융당국의 지원이 큰 효과를 보지 못 했기 때문에 핀테크산업의 성장세가 크지 않았다.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신생기업을 말하는 ‘유니콘 기업’ 가운데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반면 미국은 6곳, 중국은 3곳이 이름을 올렸다.
금융당국이 핀테크기업의 창업과 육성, 성장 등 모든 과정에 걸친 지원체계를 갖추고 사업화와 투자를 위한 자금 지원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여건 조성에 나선 점은 핀테크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규제는 줄이고 지원은 늘려서 새로운 금융 서비스와 혁신기업이 나타나면 금융산업에 좋은 일자리가 많아질 것”이라며 “국민들도 더욱 저렴하게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금융당국이 해외 주요국가의 제도를 반영해 법적·제도적 틀을 만들어 핀테크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이해 관계자 사이에서 공정한 조율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금융회사도 핀테크기업과 협력을 통해 단순한 서비스 공급자의 차원을 넘어 플랫폼 사업자로서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