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그룹의 계열사 CMG제약이 혀에서 녹는 필름형 의약품들의 수출을 늘리며 신약 개발비를 벌어들이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주형 대표이사는 국내외 제약사들의 마케팅부문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고객 확보에 힘쓰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CMG제약은 올해 필름형 정신분열증치료제인 ‘아리피프리졸ODF’를 놓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판매허가를 신청한다.
CMG제약의 필름형 의약품 제조기술인 ‘스타’는 입에서 녹는 필름에 약성분을 입히는 기술인데 약성분의 쓴맛은 막고 이물감을 줄여 기존 필름형 제품보다 복용하기 편하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CMG제약은 지난해 필름형 발기부전제 ‘제대로필ODF’를 필리핀에 향후 5년 동안 200만 달러 규모로 수출하기로 하는 등 현재 전 세계 10여 개 국가에 필름형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차병원그룹 관계자는 “필리핀을 비롯한 현지 비뇨기과학회에서 제대로필의 반응이 좋았고 아리피프리졸의 미국 임상 결과도 좋았다”며 “앞으로 필름형 의약품의 세계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도 해외시장에서 필름형 의약품을 수출할 기회를 찾고 있다.
업계는 이 대표가 제약 마케팅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해외 진출에서 강점을 드러낼 것으로 본다. 이 대표는 한국릴리 마케팅본부장, 중외제약 마케팅 수석상무를 맡는 등 제약 마케팅분야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아왔다.
이 대표는 2015년 선임 당시 “진행 중인 신약개발을 성공시키고 필름형 의약품 기술의 특화된 제품 출시를 통해 국내를 넘어 미국 등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비상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이듬해인 2016년 베트남 제약사 데카와 제대로필ODF의 76만 달러 수출 계약을 맺는 등 성과를 내며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차병원그룹이 CMG제약을 인수한 뒤 실적 안정화를 위해 스타 기술을 CMG제약에 넘겼지만 이를 활용해 성과를 낸 것은 이 대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올해 2월 CMG제약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의 ‘2018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성장 기업’으로 선정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이 대표는 필름형 의약품 등에서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며 신약 개발에 집중해 중소 제약사에서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할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CMG제약은 올해 미국에서 표적항암제 ‘CMG2014’의 임상허가를 신청할 계획을 세워뒀다. 이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표적항암제 분야에서 3가지 신약이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병원그룹 관계자는 “CMG2014는 경쟁사인 LOXO의 항암제 ‘LOXO-101’보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3배 이상의 종양 감소 효과를 봤다”며 “임상시험을 통해 약효 입증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형 대표는 1962년 태어나 경희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경영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릴리제약과 박스터 등 외국계 제약회사와 한미약품, JW중외제약 등 국내 제약사를 거쳐 2013년 알보젠코리아 대표이사에 올랐다.
2015년 차병원그룹으로 옮겨 CMG제약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