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임금을 7.5% 올려줄 것을 요구하다가 7%로 낮췄지만 회사는 맥주사업 적자와 운영비용 증가 등을 내세워 노조가 요구한 수준으로 임금을 올리기 어렵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노사는 결국 2017년 임금을 4% 올리는 데 합의했다.
△맥주사업 부진으로 맥주공장 매각 검토하다 철회
하이트진로는 2018년 상반기까지 강원이나 전주, 마산 공장 가운데 한 곳을 매각할 계획을 세웠다.
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입맥주와 수제맥주가 수요를 잠식하면서 맥주부문이 실적 부침을 겪어 맥주공장 가동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별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시장에서 수요가 있는 공장 한 곳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에 소주회사인 무학은 마산 맥주공장을 인수할 의사를 나타냈으며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도 주류사업을 더욱 키우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떠올랐다.
하이트진로는 마산 공장에서 맥주 생산설비 일부를 소주 생산설비로 바꾸고 전주 공장에서 맥주 생산설비를 증설할 계획을 2018년 3월 밝히면서 맥주공장을 매각하는 방안 검토를 중단했다.
△마케팅 효과 흩어져 오비맥주에 주도권 뺏겨
하이트진로는 2011년 오비맥주에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 뒤 주도권을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2017년 기준으로 오비맥주가 60%, 하이트진로가 25%, 롯데칠성음료가 5%, 수입맥주 10% 등으로 주류업계는 추산했다.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가 ‘카스’를 내놓을 때 ‘맥스’나 ‘드라이피니시d’ 등 새 맥주제품을 내놓아 마케팅 역량이 흩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이트진로는 2017년 3월 직원 32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2012년에도 구조조정을 진행해 직원 100명이 퇴사했으며 서울 서초동의 사옥을 매각하기도 했다.
△한때 맥주시장 거머쥐기도
조선맥주 대표이사에 올라 새 맥주제품 하이트의 출시를 통해 국내에서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주도권 탈환을 이끌었다.
하이트진로 맥주부문의 전신인 조선맥주는 한국 최초의 맥주회사였다. 1933년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설립했다.
그 뒤 6·25전쟁으로 공장 등에 전화를 입었으며 1952년 6월17일 민간에 불하됐으며 그 뒤 박경복 전 하이트진로 회장이 1967년 경영권을 인수했다. 당시 맥주 브랜드 크라운맥주를 운영했다.
하이트진로는 1993년 새 맥주제품인 하이트를 출시했다. 다른 기업이 국내 맥주시장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회사 사활을 걸고 새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1992년 마케팅부서를 처음으로 만들고 새 제품을 준비했고 하이트를 내놓았다.
하이트진로는 천연암반수로 만들었다는 점을 내세워 대성공을 거뒀다.
살균 과정에서 가열하지 않는 만큼 맥주 신선도를 더욱 오래 유지할 수 있으며 쓴 맛을 제거하기 위해 자체 공법을 적용해 맥주보리 껍질을 분리했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하이트진로는 하이트를 출시하기에 앞서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이 30%가량이었는데 2000년 53%까지 점유율이 올랐다.
하이트 브랜드의 흥행에 힘입어 회사이름을 조선맥주에서 하이트맥주로 바꿨다.
2005년 8월 소주회사인 진로를 인수해 하이트진로가 출범했다. 박문덕이 내놓은 새 브랜드가 국내 종합주류회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한몫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
하이트진로 맥주부문의 적자를 벗어날 돌파구를 찾아야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맥주부문은 2017년 1~3분기에 영업적자 270억 원을 냈는데 2013년 영업흑자를 낸 뒤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왔다.
2017년 1~3분기 별도기준으로 맥주 매출이 2016년 같은 기간보다 4.5% 늘었지만 2015년 같은 기간보다 10.6% 줄었다.
이에 따라 2018년 사업 구조조정과 경영쇄신을 통해 맥주부문 체질을 바꾸기로 했다.
소주부문은 해외에서 안착해야 한다.
국내 주류시장이 성장정체를 겪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소주 판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8년 소주 세계화를 통해 매출을 극대화할 계획을 세웠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서 벗어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이미 서영이앤티 부당지원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데다 앞으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지속적으로 불거져 나오면 브랜드 평판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 평가
승부사 기질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 임직원들에 끝장을 보겠다는 마음가짐을 품고 맥주시장 졈유율 1위를 탈환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골프를 칠 때도 자신만의 목표를 정해놓고 자신과 승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개 한번 더 숙이면 하루 더 간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주류 도매상과 소비자 등 고객에 겸손할 것을 내세운다.
일주일에 한번씩 화랑을 방문해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취미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으면 구입도 하는 등 현대 미술작품 수집가로 꼽힌다.
백남준, 이우환 등 국내 작가와 페르난도 보테로 등 해외 작가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개발에서 운영하는 블루헤론 골프장에 미술 소장품 200여 점을 전시했다.
사건사고
경력/학력/가족
◆ 경력
1976년 3월 조선맥주에 입사했다.
1982년 4월 조선맥주 상무이사에 올랐고 1987년부터 1989년까지 조선맥주 전무로 일했다.
1988년부터 1989년까지 동서유리공업 대표이사를 지냈다.
1989년 3월 조선맥주 부사장에 오른 뒤 1991년 3월 조선맥주 대표이사 사장에 꼽혔다.
1998년 6월 회사이름 변경으로 하이트맥주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1999년 4월 하이트맥주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01년 하이트맥주 대표이사 회장에 오른 뒤 2011년 9월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합병으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회장이 됐다.
2014년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를 내려놓고 현재 하이트진로 회장을 유지하고 있다.
◆ 학력
1968년 배재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6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 가족관계
아들로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과 박재홍 하이트진로 상무을 뒀다.
◆ 상훈
2009년 매경이코노미의 ‘올해의 CEO’에 선정됐다.
◆ 기타
어록
▲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
“2017년 힘들고 고달픈 시기를 보냈지만 100년 기업을 향해 지속적으로 전진해야 한다. 사업부문별로 차별화한 접근법이 필요하다. 맥주부문은 본원적 부분부터 바꾸고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맥주부문을 살리기 위해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맛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고객이 하이트진로 제품을 다시 찾고 즐기도록 만들어야 한다. 소주부문은 세계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참나무통 맑은이슬을 출시해 소주 제품군 구성을 마무리한 만큼 동남아시아에서 성과를 낸 경험에 토대해 참이슬을 세계적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 사기에 나온 중석몰촉(中石沒鏃, 돌에 화살이 깊이 박혔다는 뜻) 신념을 내세워 2018년을 승리의 해로 만들자.”(2017/12/29, 2018년 신년사에서)
“수십년 동안 유지된 산업 구조가 최근 바뀌고 있어 과거 전략과 사고방식으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판매증대와 수익성제고를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주류시장 규모는 정체되고 경쟁자만 늘어나는 제로섬 게임에서 내실을 다지고 이익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맥주부문은 수익성 중심의 체질개선을, 소주부문은 공격적 투자와 신제품으로 시장지배력을 넓혀나가야 한다. ‘역사적 성공의 반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에서 비롯됐다’는 아놀드 토인비의 말처럼 두려워하는 것을 과감히 시도할 때 변화가 일어난다. 임직원 모두가 질풍경초(疾風勁草, 모진 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굳센 풀)가 되길 기대한다.”(2017/01/02 2017년 신년사에서)
“올해가 시장반등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실적향상을 위해 전사 총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신시장 진출, 해외기업과 제휴 등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넓혀 새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장수기업은 시대를 뛰어넘는 브랜드 생명력과 끊임없는 혁신, 핵심역량 발굴에 힘을 쏟는다. 100년 뒤 사업을 구체화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위기를 이겨내고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우뚝 설 때까지 파부침주(破釜沈舟,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결전을 각오하는 말)의 각오와 절박함으로 현실을 돌파해야 한다.”(2016/01/04, 2016년 신년사에서)
“분노하는 병사는 결코 실패하지 않고 목숨 걸고 싸우는 병사를 당할 상대는 없다. 순간마다 마지막이라는 의식을 갖고 끝장정신으로 현재의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2014년 상반기에 롯데맥주가 시장에 진출하고 하우스맥주(소규모 제조맥주)의 전국 유통이 가능해지며 수입맥주 시장이 더 커지는 등 시장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다.”(2015년 12월경 임직원에 보낸 이메일에서)
“2015년 경영키워드는 턴어라운드 실현이다. 2014년 반등하기 시작한 실적개선의 흐름을 올해도 이어가고, 의식개혁을 통해 1등 기업의 DNA를 공고히 해야 한다. 어려운 경기에 국내외 경쟁상황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호시우행(虎視牛行, 호랑이의 눈처럼 매섭게 부릅뜨고 우직한 소처럼 매사 신중하게 걸어가라는 뜻)’의 자세로 목표를 직시하면서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면 원하는 결과를 이룰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 살아있어야 100년 기업이 될 수 있다.” (2015/01/02, 2015년 신년사에서)
“2014년 경쟁사의 맥주시장 신규진출과 수입주류 증가 등 경쟁상황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 임직원이 힘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한다. 시장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해외 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또 신속한 의사결정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내부역량을 강화하고 마지막이라는 위기의식으로 노사가 합심해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분노하는 병사는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목숨 걸고 싸우는 병사를 당할 상대는 없다.”(2014/01/01, 2014년 신년사에서)
“2010년은 그룹의 재도약 기틀을 다지는 중요한 해다. 혼신의 노력으로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시장점유율 1등을 뛰어넘어 종합주류회사로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 변화와 도전이라는 부단한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정상의 자리를 계속 지켜 나가려면 하루하루 변화와 도전을 일상 생활화해야 한다. 하이트와 진로의 영업통합, 신제품 개발을 통한 사업다각화 등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하이트와 진로의 영업통합이 이뤄지면 우리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확보하게 될 것이지만 철저한 준비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조직의 동요나 불안요인을 야기할 수도 있다.”(2010/01/05, 신년사에서)
“진로가 일본시장에서 창조했던 성공 신화를 이제 중국에서 재현해 '글로벌 참이슬 신화', '글로벌 하이트 신화'를 이어가야 한다.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 주류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도전하겠다. 2007년 안에 중국법인을 설립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특히 판매시장 뿐만 아니라 생산기지, 글로벌 소싱 기지 등 기회도 적극 발굴해야 한다.”(2007/10/18, 중국 베이징에서 하이트맥주와 진로 등 계열사 사장들과 ‘글로벌경영전략회의’를 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