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대한유화 등 국내 화학회사들이 중국 환경규제 강화와 에너지정책 덕분에 중국 수출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1월부터 폐플라스틱 등 고체형 쓰레기 24종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등 국내 화학회사들은 중국 수출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 왼쪽부터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과 정영태 대한유화 대표이사 사장. |
미국 재생자원협회(ISRI)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이 수입한 폐플라스틱 물량은 전 세계 폐플라스틱 물량의 51%다.
중국은 그동안 저렴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화학제품을 만들어 왔다.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면서 중국에서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화학제품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폴리에틸렌(PE), 폴리에틸렌테레프타레이트(PET),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염화비닐(PVC), 폴리스티렌(PS) 등 화학물질이 주로 사용된다.
중국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투자를 늘리는 것도 화학제품 수요를 크게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은 폴리염화비닐(PVC) 등 합성수지로 만든다.
중국이 탈석탄정책을 추진하면서 대체에너지원으로 액화천연가스(LNG)보다는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를 선호하기 때문에 관련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러시아 가스전에서 중국 동북부 지역으로 들어오는 파이프라인인 ‘파워 오브 시베리아 I’을 3분의 2 이상 건설했다”며 “중국은 러시아와 파이프라인천연가스 수입을 더 늘리는 방안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책변화에 따라 화학제품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화학제품 공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롯데케미칼과 대한유화가 에틸렌 생산능력을 높여왔기 때문에 수요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미국 액시올과 함께 투자한 에틸렌크래커 합작사업, 여수공장 나프타 분해시설(NCC) 증설 등을 마무리한다. 인도네시아에 나프타 분해시설을 짓기 위한 기초설계도 진행하고 있다.
대한유화는 2017년 6월 에틸렌 생산시설 증설을 마쳐 에틸렌 생산능력이 연간 47만 톤에서 80만 톤 규모로 늘었다. 대한유화의 에틸렌 생산시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동률이 단계적으로 높아져 현재 100% 정상가동하고 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에틸렌 수요는 700만 톤 늘어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올해 증설되는 에틸렌 생산능력은 계획상으로 770만 톤이지만 원료 제한 등 이유로 실제 늘어나는 생산량은 수요 증가량에 못 미치는 600만 톤 정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