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공정성 시비에 마음 불편, 한성숙 기술 플랫폼 진화 다급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8-02-12 14: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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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공정성 시비에 마음 불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5169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성숙</a> 기술 플랫폼 진화 다급
한성숙 네이버 대표.
네이버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한성숙 대표는 마음이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취임하면서 ‘투명성 강화’를 내세웠는데 네이버는 공정성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여야 양쪽으로부터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며 협공을 받고 있다.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에서 추천 수 조작 등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댓글 공작’을 방조하거나 묵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당 최고위원회에서 "네이버 댓글은 인신공격과 가짜뉴스, 욕설, 비하, 혐오의 난장판이 돼버렸다"며 "방조하는 포털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파문이 계속 커지자 네이버는 경찰에 직접 수사를 의뢰했지만 이번에는 자유한국당이 비난을 퍼부었다. ‘문 대통령 지지층이 댓글 공작을 할 때는 가만있더니 여당에 비난 댓글이 쏟아지자 경찰을 끌여들여 막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수사의뢰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댓글 공작이 있는 지 7일부터 수사에 착수했지만 네이버가 논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특정단체가 집단적으로 댓글을 달거나 공감을 눌렀더라도 ‘매크로’ 등 인위적 수단을 쓰거나 대가성이 있지 않으면 범죄행위로 처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사기관에 맡긴다고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며 “수사결과가 어찌되든 네이버를 향한 여론의 뭇매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난해에도 네이버 직원이 스포츠뉴스 편집 과정에서 외부 청탁을 받고 뉴스를 재배치한 사건, 연관 검색어를 임의로 삭제했다는 논란 등이 불거져 연이어 사과하기도 했다.

공정성 문제에서 좀처럼 곤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에서 네이버를 겨냥한 법안 발의도 최근 줄을 잇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내놓은 ‘뉴노멀법안’은 정부가 대형 포털사업자의 경쟁상황을 매년 평가하고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의무적으로 분담하게 하는 등 규제 강화를 담고 있는데 그대로 시행된다면 네이버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도 포털 여론조작 처벌을 강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내놨고 민병두 민주당 의원 역시 여론조작 행위자 뿐 아니라 이를 유통시키는 플랫폼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여론도 좋지 않은 편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네이버페이 탈퇴 인증’ 운동과 함께 검색엔진을 구글로 대체하자는 등 일종의 불매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네이버는 ‘댓글에 따른 불쾌감의 정도는 이용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댓글로 오가는 내용에 크게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뉴스 댓글 자체가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오래 머물게 하는 인기 콘텐츠다 보니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여러 의견이 합쳐져서 댓글 자체가 새로운 콘텐츠가 된다고 본다"며 "댓글을 없애거나 하는 것은 내부에서 정책적 결정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이런 방안도 선택지인지를 말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이 네이버를 전방위에서 압박하고 있는 만큼 어떤 방향으로든 뉴스 서비스 개편은 피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한 대표가 논란 때마다 편집자문위원회, 뉴스제휴평가위원회, 뉴스공론화포럼 등 위원회나 포럼을 만들어 책임을 외부로 돌리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수년째 이어지는 공정성 시비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려면 한 대표가 광고 중심의 수익구조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에서는 하루에 평균 2500만 명이 뉴스를 본다. 뉴스 서비스 자체가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아도 이용자가 늘면 늘수록 광고수익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네이버는 매출 대부분을 광고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특히 배너광고 등 광고부문과 쇼핑검색광고 등 비즈니스플랫폼부문이 지난해 매출의 56%를 차지했다. IT플랫폼과 콘텐츠서비스부문은 전체 매출규모의 10%에도 못 미쳤다. 

한 대표는 취임할 때부터 기술 플랫폼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음이 더 급해질 수 있다.

한 대표는 국내 포털업계 최초의 여성 CEO로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추인됐다. 취임 당시 IT업계에서 드문 문과 출신으로도 이목을 끌었다.

한 대표는 "네이버가 갈 길은 기술 플랫폼"이라며 투명성과 함께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최근 컨퍼런스 콜에서도 한 대표는 기술과 콘텐츠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새 기술과 플랫폼이 등장하며 다양한 기회들이 펼쳐지고 있다”며 “네이버도 국경없는 글로벌 인터넷시장에서 기술과 콘텐츠분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클로바 등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5년 동안 5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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