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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어 삼성물산에도 '작은 미래전략실' 만들어질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11-19 09: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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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이 갑작스럽게 해체되며 계열사들이 사업전략 수립과 조직개편, 인사와 계열사들 사이 협업에 혼선을 빚고 있다.

삼성그룹과 같은 대기업집단의 특성상 그룹 차원의 크고 작은 일을 총괄하는 미래전략실 같은 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 이어 삼성물산에도 '작은 미래전략실' 만들어질까
▲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이 미래전략실의 기능을 일부 이어받아 담당하는 조직개편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에서 컨트롤타워 부재의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연말 사장단과 임원인사에서 혼선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그룹의 맏형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10월31일 부문장인사를, 11월1일 사장단인사를 발표했다. 임원인사는 16일 실시했고 조직개편과 보직인사 일정은 미정이다.

그동안 인사와 조직개편은 미래전략실이 총괄해 지휘하는 형태로 하루만에 체계적으로 이뤄졌는데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자체적 인사를 실시하며 이런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 전자계열사도 임원인사를 발표했지만 사장단인사와 보직인사는 아직 나오지 이뤄지지 않았다. 다른 계열사들은 인사발표 일정을 확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처음으로 미래전략실의 개입없이 계열사별 인사를 실시하다 보니 절차 등 많은 것이 바뀌고 있다”며 “이번 인사가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그동안 종종 이뤄졌던 계열사들 사이 사장단 이동도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계열사에서 임원인사보다 사장단인사가 더 늦어질 가능성도 이런 배경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가전과 반도체, 전장부품 등 분야에서 경쟁하는 LG그룹과 SK그룹 등 다른 대기업집단은 안정적 지주사체제를 갖추고 지주회사의 지휘 아래 인사와 조직재편, 투자 등을 진행한다.

계열사들 사이 협업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신사업분야에서 지주사 주도의 사업전략 수립과 실행은 성장에 기여하는 중요한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그룹도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삼성 미래전략실에서 지주사와 비슷한 역할을 담당해왔지만 갑작스런 미래전략실의 해체로 당분간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장부품 등 그룹 차원의 주요 신사업분야에서 협업체제 구축 실패는 사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이 삼성전자에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추진하는 신규조직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은 것도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내부에 설치되는 새 조직이 실질적으로 전자계열사들 사이에서 미래전략실과 비슷한 기능을 대부분 담당해 컨트롤타워를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 전자계열사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의 대응전략은 미지수다. 특히 중공업 계열사들은 사업재편과 구조조정 등을 당면과제로 안고 있어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

이런 배경에서 삼성물산이 계열사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실질적 지주사인 만큼 역할을 확대해 삼성전자와 같이 미래전략실의 기능을 일부 이어받는 새 조직을 세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결국 삼성그룹의 진정한 지주사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바라봤다.

삼성물산이 컨트롤타워 형태의 내부조직을 갖추는 것은 지주사체제 전환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어느 정도 체계를 갖추며 계열사들의 혼선도 최소화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삼성전자 이어 삼성물산에도 '작은 미래전략실' 만들어질까
▲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향후 삼성물산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해 그룹 지주사를 만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삼성그룹에 지배구조 개선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과거 삼성그룹과 같은 거대 집단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적이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각각 관련된 계열사들을 총괄하면서 미래전략실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형태 조직을 만들어내는 데 상당한 명분이 실리고 있는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형 선고로 총수 공백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연말 조직개편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과거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은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주주들의 비판을 받아왔다”며 “새 컨트롤타워의 중심에는 이사회가 자리잡는 등 투명성이 강회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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