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인석의 착한 부동산

월세 무서워할 필요없다, 전세가 꼭 유리하지 않다

장인석 jis1029@naver.com 2017-11-10 14: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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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 월세로 많이 바뀌면서 세입자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전세로 살면 매달 나가는 돈이 없지만 월세를 살면 매달 생돈이 나가므로 현금 흐름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큰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월세 무서워할 필요없다, 전세가 꼭 유리하지 않다
▲ 장인석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소장.

전세의 월세화를 아예 막을 수는 없다. 정부에서는 월세 연착륙을 위해 전세자금을 저리로 대출해 주기도 하며 월세전환율을 낮추려는 노력도 하고 있고 임대주택도 계속 지어 공급하겠다지만 마찬가지다.

집값이 안정화되면 집주인이 ‘짱구’가 아닌 바에야 전세 끼고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살 리도 없거니와 기왕 전세 끼고 산 집도 월세로 돌리려 하기 때문에 전세 물건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내 집을 장만하려는 사람들도 집값 자체가 아직 너무 비싸고 또 내 집 마련이 과거처럼 재테크 수단이 되지 않기 때문에 무리해서 집을 사려고 들지 않는다.

저성장시대와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어 소득이 줄어들고 있는데 집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젊은 세대에게 얼마나 있겠는가.

집값이 안정세로 접어들면 전세는 점차 사라지고 월세가 정착되므로 세입자들은 월세로 살 수 있는 방법을 미리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

월세제도가 알고 보면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

월세가 세입자들에게 불리하다면 왜 선진국들이 월세제도를 도입했겠는가.

전 세계를 막론하고 전세제도는 우리나라에만 있는데 이는 시세 차익이 보장되던 시절 얘기다. 시세 차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전세는 집주인에게 턱없이 불리하므로 전세 끼고 집을 장만하는 투자자들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월세가 매달 생돈이 나가는 불리함은 있지만 대신 목돈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사회초년생들이나 신혼부부가 전세금을 마련하려면 상당 기간 허리띠를 졸라매고도 힘이 든다. 서울 같은 곳은 원룸이라고 해도 전세금이 1억원을 웃도니 말이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부모에게 손을 벌릴 수도 없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부모님의 노후자금을 강탈해가면 부모는 돈이 없어 살기가 아주 곤란해진다.

저리의 전세자금 대출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 원금을 언젠가는 갚아야 한다. 맞벌이 부부라고 해도 1억 원을 모으려면 최소 5년 이상 힘든 나날을 보내야 한다.

또한 돈을 아무리 모아도 오르는 전세금을 충당하기도 벅차서 또다시 대출을 받아야 한다. 대출을 받기 싫거나 받을 수 없는 형편이 되면 전세난민으로 수도권으로 나가야 한다. 그렇게 되면 출퇴근이 힘들어지고 자녀의 교육문제도 골칫거리가 된다.

월세로 살게 되면 목돈을 엉덩이에 깔고 앉을 필요가 없으므로 목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예컨대 현재 2억 원 전세로 살고 있는 사람이 보증금 2천만 원에 100만 원 정도의 월세로 옮기게 되면 1억8천만 원이라는 투자금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 1억8천만 원을 은행에 넣게 된다면 이자가 거의 없어서 손해가 되지만 이를 투자에 활용해서 4%의 수익을 올린다면 매월 60만 원이라는 소득이 발생한다. 8%의 수익을 올리면 매월 120만 원이 생겨서 월세 100만 원을 내고도 20만 원의 여윳돈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계속 전세를 고집하게 되면 매월 나가는 생돈은 없지만 전세 난민이 되거나 전세 대출금이 계속 늘어나는 신세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빚을 내 집을 장만하면 전세 난민은 되지 않지만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과감하게 월세로 전환하게 되면 매월 나가는 생돈은 가슴이 아프더라도 재테크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겨서 소득을 올릴 수 있다.

게다가 원룸이나 투룸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게 된다면 내 소유의 주택이 생기고 임대료 상승과 함께 자산가치 증식이라는 일석이조를 누릴 수도 있다.

전세로 산다고 해서 매달 생돈이 안 나가는 것도 아니다.

내 전세 보증금이 고스란히 보관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세 보증금도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2억 원의 전세 보증금은 1년 동안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가치 추락 3%와 기회비용 4% 등 7%, 즉 700만 원이란 돈이 증발하게 된다. 2년이면 1400만 원이란 돈이 줄어들게 되므로 집 주인이 1400만 원 이상을 더 올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전셋집의 가치가 상승해서 전세 보증금을 올려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돈의 가치가 줄어들었으니 원래대로 원상 복구해달라는 것이다.

집값이 안정화될수록 전세는 줄어들고 월세가 늘어나는 것은 자본시장의 엄연한 논리다.

논리를 거스르면 시장이 왜곡되고 경제는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월세를 연착륙시키려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전세를 계속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전세 살고 있는 사람은 서둘러서 월세의 장단점을 인식하고 하루속히 월세시대를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장인석은 경희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사에 공채로 입사해 15년 동안 기자로 활동했다. 퇴사 후 재건축 투자로 부동산에 입문, 투자와 개발을 병행하면서 칼럼 집필과 강의, 상담, 저술 등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2009년 7월부터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를 차려 착한투자를 위한 계몽에 열심이다. 네이버에 ‘착한부동산투자’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동산투자 성공방정식', '불황에도 성공하는 부동산 투자전략', '재건축, 이게 답이다', '돈 나오지 않는 부동산 모두 버려라', '부자들만 아는 부동산 아이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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