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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종합대책에 대형건설사는 '무덤덤', 중견건설사는 긴장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10-24 16: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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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시장의 투기수요를 차단하는 데 방점을 찍은 가계부채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건설사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수도권과 광역시 등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벌이고 있는 대형건설사와 지방에 사업장이 많은 중소건설사의 희비가 교차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종합대책에 대형건설사는 '무덤덤', 중견건설사는 긴장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에서 가계부채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정부가 24일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으로 꼽힌 지역의 금융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가계부채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가계부채종합대책에서 서울과 수도권, 광역시, 세종시의 아파트 중도금대출 보증한도를 기존 6억 원에서 5억 원으로 줄였다. 원래 한도가 없었던 것을 지난해 7월부터 6억 원으로 고정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줄인 것이다.

대출한도를 줄여 자기자본이 충분하지 못한 투기수요를 직접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여태껏 아파트 분양시장에는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충분한 돈을 들고 있지 않더라도 금융권으로부터 중도금을 대출받아 청약을 신청하는 수요가 많았다. 빚을 내 주택을 사더라도 아파트 가격만 오르면 훨씬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심리가 짙게 깔려있었다.

부동산시장 규제대책을 연달아 발표한 데다 분양에 필수적인 중도금의 대출한도까지 줄이면서 중도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가수요가 사라지는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청약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대형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담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가계부채종합대책은 신용대출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분양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미 지난해부터 분양시장 규제가 강화될 만큼 강화돼왔기 때문에 이번 종합대책의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도 “대형건설사들은 이미 수요가 견고한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하고 있다”며 “중도금 대출한도가 줄어들더라도 청약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서울과 수도권 등의 분양시장은 청약률이 기본 10대 1에서 최고 100대 1을 웃도는 곳이 있어 청약인파가 다소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분양물량을 소화하기에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다만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대출 보증비율이 기존 90%에서 80%로 낮아진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가계부채종합대책에 대형건설사는 '무덤덤', 중견건설사는 긴장
▲ 대형건설사들은 가계부채종합대책의 여파를 거의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대형건설사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중도금대출을 모두 보증받아 금융권으로부터 사업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보증비율이 90%로 낮아지면서 건설사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하지 않는 10%를 자체신용으로 보증해 사업을 꾸렸다.

보증비율이 기존보다 더 줄어들면서 건설사들이 사업을 진행하는 데 좀 더 많은 리스크를 짊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방에서 건설사업을 많이 진행하는 중소건설사의 경우 가계부채종합대책의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출범 이후 4번째로 부동산 관련한 대책을 내면서 이미 지방의 부동산시장은 서서히 위축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2부동산대책 이후 지방의 아파트가격은 약 0.07% 하락했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가격이 같은 기간 3.5%가량 오른 것과 대비된다.

정부가 계속해 부동산시장을 규제하겠다는 신호를 내면서 지방 부동산경기가 먼저 꺾이고 있는 셈인데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경우 지방 아파트 청약열기가 확 수그러들 가능성이 크다.

중소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대책은 이미 수도권과 지방의 분양시장을 갈라놓고 있다”며 “분양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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