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CGV는 현지화 전략으로 젊은층에 호응을 얻고 있는데 중국 박스오피스의 성장세까지 맞물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 서정 CJCGV 대표.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일 “CJCGV는 중국에서 더 이상 적자를 낼 일이 없을 것”이라며 “해외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인 중국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뤄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6월 말 기준 CJCGV 중국 영화관 수는 89개로 4분기에 11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CJCGV 전체매출에서 중국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1%다.
CJCGV는 3분기에 중국, 베트남, 터키 등을 포함한 해외시장에서 영업이익 88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흑자전환하고 이전분기보다 49% 늘어나는 것이다.
이남준 KTB증권 연구원은 9월 CGV중국법인이 3분기 영업이익 115억 원을 내 역대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CJCGV는 중국에서 문화공간을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JCGV 관계자는 “영화관을 단순히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을 넘어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특히 젊은 층에 이런 전략이 통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CJCGV는 국내에서 용산과 영등포 등에 가상현실을 체험하도록 하고 외식공간을 마련하는 등 ‘컬쳐플렉스’를 만드는 전략을 펼쳤는데 중국에서도 비슷한 공간을 조성해 호응을 얻고 있다.
중국에서 특수관을 늘린 전략도 관객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CJCGV는 중국에서 IMAX, 4DX, 스크린X, 스피어X 등 특별관을 운영하고 있다. 스크린X는 스크린과 좌우벽면 등 3면에서 동시에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관이고 스피어X는 반구형태의 상영관이다.
▲ CGV베이징 칭허 매표소에서 티켓을 끊고 있는 관객들의 모습.
전체 4DX 상영관 387개 가운데 중국에만 전체의 3분의 1 이상(130개)을 두고 있다.
이 연구원은 “중국 영화시장에서 액션과 판타지 장르의 인기가 높은 만큼 CJCGV는 특별관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불법해적판 영화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CJCGV가 관객들에게 영화관을 꼭 찾아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중국 박스오피스의 가파른 성장세에 따른 수혜도 큰 것으로 보인다.
7월1일부터 9월16일까지 중국 박스오피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늘어났다. 특히 10월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 박스오피스 수익은 4630억 원(27억 위안)으로 역대 최고치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화관의 증가속도도 빠르다. 지난해 7500개 이상의 상영관이 새로 생기면서 약 4만 개 수준인 미국 상영관 수를 제쳤다.
다만 CJCGV 중국법인이 박수를 받기에는 이르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체재를 찾기 어렵고 지리적 위치나 영화관마다 제공하는 경험의 차이 등 영화산업의 특성 때문에 CGV가 중국에서 사드보복에 따른 ‘불매운동’을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이라며 “괄목할 만한 성과라기보다 중국 영화산업의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