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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도시바 반도체 주주되면 삼성전자는 타격 불가피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9-20 15: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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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에 참여하며 투자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크게 늘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이폰 등 기기에 탑재하는 낸드플래시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고객사를 놓칠 위기를 맞은데다 경쟁사인 도시바가 인수에 참여한 여러 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여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애플이 도시바 반도체 주주되면 삼성전자는 타격 불가피
▲ 팀 쿡 애플 CEO.

블룸버그는 20일 “도시바 반도체 인수의 컨소시엄을 이끄는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애플에 투자규모를 기존 3조 원 정도에서 8조 원 이상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SK하이닉스, 서버업체 델, 하드디스크업체 씨게이트 등과 함께 베인캐피털의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도시바는 20일 이사회에서 이 컨소시엄에 반도체사업 매각을 결정했다.

베인캐피털이 애플에 투자확대를 요청한 이유는 일본 정부펀드가 인수전 참여를 포기한데다 인수금액도 24조 원 정도로 기존 예상보다 높아져 자금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이 도시바 반도체 인수를 노리는 여러 컨소시엄에 동시에 합류했을 정도로 인수전에 적극 참여했던 만큼 베인캐피털의 요구에 맞춰 투자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시장에서 최근 낸드플래시 공급부족과 가파른 가격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애플이 반도체 물량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도시바에 투자확대를 검토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주요 반도체 공급업체인 삼성전자에 의존이 높아지는 것을 막으려 온힘을 쏟고 있다”며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성공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분석했다.

도시바가 24조 원의 거액에 반도체사업을 매각한다면 원전사업에서 입은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미뤄졌던 낸드플래시 연구개발과 생산투자에도 다시 활발하게 나설 수 있다.

매각이 확정되면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에서 전방위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핵심고객사인 애플에 공급물량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 가장 위협으로 꼽힌다.
 
애플이 도시바 반도체 주주되면 삼성전자는 타격 불가피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블룸버그는 현재 애플이 공급받는 낸드플래시 물량의 40% 정도를 삼성전자가 담당하고 있는데 애플이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성공할 경우 가격협상에 훨씬 유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서버 점유율 1위 델과 하드디스크 1위 씨게이트가 도시바 인수에 참여해 낸드플래시를 공급받을 경우 삼성전자가 서버용 SSD로 낸드플래시 매출처를 확대하기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인수에 성공할 경우 주력사업인 D램에서 도시바의 낸드플래시와 상호보완관계를 구축해 고객사 확대에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목표를 이전부터 강조해왔다. 삼성전자가 D램시장 점유율을 일부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바 인수로 SK하이닉스는 애플과 장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삼성전자와 낸드플래시 격차도 줄일 수 있는 긍정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애플의 인수 참여로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간담회에서 기자들에게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노코멘트”라며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경쟁업체와 관련해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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